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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240억개 버려지는 일회용컵, 90%만 재활용해도 1000억 이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1 17:20

수정 2018.04.11 17:20

보증금제 관리방안 보고서
현재는 고작 6.1%만 재활용.. 국민 71% "보증금 도입 찬성"
한 해에 240억개 정도 버려지고 있는 종이.플라스틱 일회용컵을 90%만 재활용해도 1000억여원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연구용역 보고서가 나왔다. 또 국민 10명 중 3~4명은 이르면 올해 부활될 예정인 플라스틱 일회용컵의 보증금 액수로 300원 이상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공익법인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안양대에 의뢰한 '일회용 용기의 보증금제도 관리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에서 판매된 커피잔 수는 260억5000만잔이며 이 가운데 일회용컵은 종이컵 223억개, 플라스틱컵 17억개 등 240억개 정도로 추산됐다.

하지만 일회용컵 중 재활용되는 양은 6.1%인 14억6000만여개에 불과했다. 회수는 주로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은 일부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을 통해 이뤄졌다.

일회용컵은 이곳에서 수집.선별.보관된 후 회수전문.재활용업체로 넘어갔는데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종이.플라스틱컵 대부분은 쓰레기로 분류돼 소각.매립됐다.

보고서는 "매장 밖에서 소비되는 일회용컵 일부는 재활용으로 연결되기도 하지만 다양한 재질로 선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일회용컵을 매장 밖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하고 재질을 통일하며 회수.재활용업체에 적정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를 도입하면 회수.재활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경제적.환경.사회적 편익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컨대 재활용률을 90%로 가정할 경우 종이컵.플라스틱컵.뚜껑의 재활용 경제적 가치는 291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고급휴지, 부직포, 쿠션내장재, 농업용 와이어, 옷걸이, 팔레트, 의자, 박스, 옷 등 재활용이 전제다.

또 일회용컵을 생산하기 위한 펄프, 페트칩(PET-Chip) 등 새로운 원자재 사용량을 줄이는 대신 재활용 원료를 사용하면 연간 940억여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보고서는 일회용컵 소각비용에도 주목했다. 공공소각로 설치비용과 연간 유지관리비, 전기.열 에너지 판매비, 폐기물처리부담금 등 소각비용 원가에 일회용컵 양을 곱해 연간 181억여원이라는 숫자를 계산했다.

환경적 측면에선 소각량이 줄면 온실가스도 감축되고 이는 곧 탄소배출권 형태로 편익을 산정할 수 있다. 연간 감축되는 탄소배출금액은 19억여원이다.

반면 재활용 단계별 업체에 돌아가는 취급수수료 208억여원, 재활용비 211억여원 등 419억여원의 추가비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종합하면 편익에 비용을 뺀 순편익은 연간 1012억원이다.


한편 보고서는 지난해 10~11월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20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4.7%가 일회용컵 사용 후 길거리나 집.실내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답했다.

일회용컵 보증급 도입과 관련해선 71.4%가 찬성했으며 보증금 규모는 300원 초과(35%), 100원 초과~200원 이하(24.1%), 200원 초과~300원 미만(23.1%), 50원 초과~100원 이하(13.1%), 50원 이하 (4.7%) 등 순으로 선택했다.
독일은 모든 음료의 일회용 용기에 0.25유로(329원)의 보증금을 부과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