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현장르포]15인승 친환경 전기버스에서 엔진소음·진동 거의 못느껴

송주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1 17:30

수정 2018.04.11 21:30

'전기버스' 첫 운행 시작한 제주도 우도
우도 녹색 섬 및 전기버스 출범.. 中기업 BYD, 이지웰페어 등 참석
마을버스 겸 관광버스로 운행해, 좌석 넓혀 승객 편의성도 높여
제주도 우도에 마을버스 겸 관광버스로 도입된 전기버스. 20대 전기버스가 우도를 누빈다.
제주도 우도에 마을버스 겸 관광버스로 도입된 전기버스. 20대 전기버스가 우도를 누빈다.


【 우도(제주)=송주용기자】제주도 동쪽에 위치한 우도(牛島)에는 선선한 봄바람이 불었다. 꽃망울을 막 터트리기 시작한 유채꽃이 구멍 뚫린 돌담 아래 하늘거렸다. 긴긴 겨울을 뚫고 봄이 온 것이다. 우도의 봄은 이제 막 첫발을 뗀 '전기차 시대'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지난 10일 우도에선 '우도 미래 녹색 섬 선포 및 BYD 전기버스 출범식'이 열렸다. 중국 전기자동차 생산기업인 BYD와 이지웰페어, 관련 산업 관계자 등 300여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이지웰페어는 BYD의 국내 공식 딜러다.

■'전기버스'로 '청정관광' 강화하고 '주민 소득' 높여

출범식은 이날 첫 운행을 시작한 '우도 전기버스'와 국내 전기버스 산업의 도약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우도는 최근 전체 주민의 91%가 참여한 '우도사랑협동조합'을 통해 전기버스 20대를 도입했다. 전기버스는 우도 전체를 누비는 마을버스 겸 관광버스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마을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기금을 통해 조합을 운용하고 전기버스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주민 소득 증대 및 소득 불평등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고해동 우도사랑협동조합 이사장은 "최근 우도는 200만 관광객 시대를 맞았다"면서 "전기버스 사업을 통해 주민소득을 높이고 다같이 잘사는 마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우도를 탄소없는 무공해 청정관광지로 만드는데 전기버스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용 이지웰페어 의장은 "전기버스 도입이 우도의 지속가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우도가 다른 지역의 협동조합이나 관광개발 모델로도 벤치마킹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 의장은 이어 "전기차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만큼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전기차 도입을 넓혀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버스 내부 모습. 좌석을 넓혀 승객 편의성을 확보하기 위해 15인승 전기버스를 도입했다.
전기버스 내부 모습. 좌석을 넓혀 승객 편의성을 확보하기 위해 15인승 전기버스를 도입했다.


■친환경성 내세운 전기차… "글로벌 트렌드 될 것"

우도에 도입된 전기버스는 BYD의 eBus-7 모델이다. 고효율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2시간 이내 충전으로 200Km 이상을 주행 할 수 있다. 또 영구자석 동기모터를 차 뒤쪽에 장착해 최대 150Kw의 출력을 낸다. 최대 속도는 시속 75Km로 25% 경사각을 오를 수 있다.

류쉐량 BYD 대표는 "전기차는 현재 50개 국가 200여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다"면서 "전세계에서 친환경이 강조되는 만큼 전치차 트렌드는 더욱 활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 신천에서만 1만 6000대 버스를 전기버스로 교체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전기버스는 오염물질 배출이 적어 환경보호 기능이 크고 야간 충전을 통해 주간 운행이 가능하다"면서 "BYD는 전기차의 핵심부품을 자체개발 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소음과 진동 적은 전기버스

이날 실제로 체험해 본 전기버스는 소음과 진동이 작았다. 기존 버스의 엔진소음과 진동을 우도 전기버스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엔진진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전기버스가 후진할 땐 차가 미끄러진 것으로 착각했다.

우도에 도입된 전기버스는 15인승이다. 25인승 모델도 있지만 15인승을 우선 도입했다. 전기버스를 마을버스 겸 관광버스로 운행하는 만큼 좌석을 넓혀 승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우도는 특유의 좁은 돌담을 버팀목 삼아 길과 길이 맞닿아 있다. 전기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뻗어 있는 돌담길을 따라 올라가면 우도 곳곳을 바라볼 수 있다. 또 우도 항구에서 곧장 전기버스에 탑승 할 수 있어 편의성도 높았다. 8개 정거장을 돌며 우도 전체를 누비기 때문에 마을버스와 관광버스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어 보였다.

이지웰페어는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에서 전기버스 수요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환경부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예산으로 2400억원을 책정하면서 전기차 수요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날 "녹색섬 우도의 미래와 전기버스 시대를 열었다"면서 "청정지역인 우도의 가치를 키우고 지속가능한 우도로 만들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지웰페어, "전기차 도입 확장할 것"

한편 이지웰페어는 본격적인 전기버스 상용화를 발판으로 전기차 도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마을버스 규모를 넘어 택시와 승용차, 관광버스 등 다양한 분야로 전기버스 사업을 넓혀갈 예정이다.

지난 1월 25인승 버스인 'eBus-12'를 선보였고 오는 10월엔 32인승 규모 'eBus-9'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지웰페어는 관광버스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초 45인승 전세버스인 'eBus 투어'도 선보일 계획이며 'eBus 굴절버스'와 'eBus 2층버스'도 국내 시장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또 택시로 사용할 수 있는 e5와 e6도 국내시장 소개를 준비하고 있다.


정은석 이지웰페어 브랜드사업부문 부사장은 "굴절버스는 세종시와 부산시 등에서 검토를 도입하고 있고 2층 버스는 경기도 광역버스, 순환버스에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전기택시는 서울과 부산에서 관심이 높은데 2019년엔 5세대 해치백형 전기택시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juyo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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