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책을 읽읍시다] 블루보틀 ‘아날로그 커피’를 팔다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1 17:40

수정 2018.04.11 17:40

카페 블루보틀 이종선 외/팬덤북스
[책을 읽읍시다] 블루보틀 ‘아날로그 커피’를 팔다


커피는 현대인의 동반자다. 커피 애호가들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일년 동안 한 명이 마신 커피는 평균 512잔일 정도. 곳곳에 들어선 커피 프랜차이즈 속에서 '블루보틀'의 이름은 남다르다.

우리에게는 아직 귀에 익지 않은 브랜드지만, 블루보틀은 '커피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가장 핫한 커피 브랜드다. 파란색 병에 담긴 커피, 카페 블루보틀은 단지 커피만을 팔지 않는다.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라이프 속 느린 아날로그 스타일이 그것이다.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제임스 프리먼이 지난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창업한 블루보틀은 지난해 글로벌 식품기업인 네슬레가 4억25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68%를 인수하면서 업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당시 블루보틀은 매장이 고작 50여곳에 불과한 작은 업체였지만, 네슬레를 움직일만큼 미래 성장 가능성은 높았다.

커피 애호가였던 한 연주자의 손에서 탄생한 블루보틀이 커피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이유는 혁신과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블루보틀의 혁신은 애플과는 차이가 있다. "애플은 첨단 기술과 디자인을 앞세운, 말하자면 디지털의 총아라면 블루보틀은 그 정반대인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제품"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프리먼은 블루보틀을 어떻게 차별화했을까. 공연을 위해 여행할 때도 직접 커피를 내려 마셨을 정도로 애호가였던 프리먼은 원두 선별부터 로스팅, 추출 등에서 프랜차이즈 업계와는 다르게 접근했다. 당시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한 커피가 대세였다. 프리먼은 원두는 유기농으로 선택하고, 커피 원두가 가진 고유의 향과 맛을 살리기 위해 로스팅 과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드립으로 천천히 내려진 블루보틀 커피의 맛과 향이 남다른 것은 그래서다. 실제 바리스타이기도 한 저자는 블루보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블루보틀은 빠름의 미학이 세상을 관통하던 시기에 느림의 미학을 강조했다. 블렌딩으로 대표되는 평균적인 맛에서 벗어나 커피 고유의 맛을 강조하는 싱글 오리진 커피에 주목했다."

차별화된 커피 맛에 빠진 단골과 입소문으로 투자가 이어졌고, 지금은 미국과 일본에서 50여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1호점 개장을 앞두고 있다. 블루보틀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 중이다.
팬덤을 형성 중인 블루보틀이 '커피업계의 제왕' 스타벅스의 아성을 얼마나 위협할지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