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코스닥 1000시대? 수급에 달렸다](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18/04/20/201804201739156586_m.jpg)
'코스닥 지수가 더 오를까요?'
주위에서 부쩍 많이 받는 질문이다. 지인들로부터 애널리스트, 기업 IR 담당자까지 만나면 단골로 나오는 질문이다. 최근 코스닥 지수가 두달 반 만에 900을 다시 회복하니 관심이 쏠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코스닥 지수는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다름 아닌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흥행'으로 인한 자금유입 탓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다.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 '한국의 저평가된 기업들을 사자'는 구호로 출시된 '바이코리아' 펀드는 출시 3개월 만에 12조원을 끌어모으며 펀드 열풍을 일으켰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1년 사이 500에서 1000까지 80% 이상 뛰었다. 노무현정부 때인 2003년 적립식 펀드가 출시되면서 '수급의 진가'는 또 나타났다. 지속적 자금유입으로 2007년 7월 코스피 지수는 사상 처음 2000 선을 등정했다. 펀드의 힘이 유감 없이 발현된 시기다.
코스피 지수뿐 아니라 수급으로 인해 업종과 기업들의 주가가 오른 경우도 있다. 10년 전 주식시장에서 '차화정'과 '7공주'가 유행했다.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7공주(LG화학·하이닉스·제일모직·삼성SDI·삼성전기·삼성테크윈·기아차)'를 뜻하는 이 말은 시장 주도주였다.
이들 주도주가 탄생한 것은 바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인기를 모은 자문형 랩이다. 자문형 랩으로 모인 자금들은 해당 기업들에 유입되면서 사람 이름과 비슷한 용어를 만들어내면서 크게 상승한 바 있다.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지수는 물론 해당 기업의 주가 상승을 이끌어낸 셈이다.
현재 코스닥 시장도 비슷하다. 코스닥 지수가 두달 반 사이에 800 초반에서 900 선까지 끌어올린 것은 다름아닌 코스닥 벤처펀드의 힘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지난 5일 출시 후 9일 만에 판매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코스닥' '벤처' '중소형' 이름을 단 펀드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속적 자금유입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신규로 설정된 펀드(공시 대상펀드 기준) 168개 가운데 14개(8.3%)가 코스닥 벤처, 중소형 펀드다. 정부 세제혜택 대상인 7개 코스닥 벤처펀드를 제외하고도 7개 코스닥 펀드가 최근 한 달 사이 새로 선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규 설정된 391개 펀드 가운데 코스닥 관련 펀드는 단 1개(0.3%)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정반대로 돌아선 셈이다.
앞서 코스피 지수 1000 시대를 연 것이 '바이코리아'였으며 2000 토대를 마련한 것이 적립식 펀드의 힘이었다. 지수 상승의 원천적 힘은 바로 자금유입이었다는 점에서 코스닥 지수의 1000 도전도 무난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kjw@fnnews.com 강재웅 증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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