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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전략사업 키우자" 비핵심 사업 자산 매각 잇달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5 17:18

수정 2018.04.25 21:00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점점 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전략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비핵심 사업 자산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독일의 지멘스,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 종합 미디어그룹 IAC(인터 액티브 코퍼레이션) 등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들이 현재 매각 가능한 사업을 가려내기 위한 포트폴리오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컨설팅업체 언스트 앤드 영(E&Y)은 2월 말 공개한 보고서에서 앞으로 2년 이내 자산 매각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은 1년 전 10개 중 약 4개에서 지금은 10개 중 거의 9개꼴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기업 정책결정자들은 글로벌 조세정책, 그리고 특히 신기술과 연관된 산업 트렌드의 변화가 비핵심 사업을 처분하고 거기서 나오는 재원을 다른 사업분야에 배정할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한다. E&Y 서베이에 참여한 900명의 고위 기업 경영진과 100명의 사모펀드 임원들 가운데 약 4분의3은 기술 변화를 자산매각 계획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IAC는 온라인 사전 사이트인 딕셔너리 닷 컴의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달 투자은행을 고용했다.
IAC는 앞서 2년간 온라인 소매업체 슈바이 닷 컴, 영국의 가격 비교 사이트 프라이스 러너 인터내셔널, 사교용 네트워킹 사이트 ASKfm 유럽을 매각했으며 프린스턴 리뷰의 지분을 처분했다.

IAC의 최고 재무책임자 글렌 쉬프만은 WSJ에 "우리는 자산 매각을 또다른 형태의 자본 배정으로 사용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일부 비즈니스가 (상황에) 정확히 맞지 않으며 일부는 핵심 사업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우리는 (자산 매각을 통해 얻어진) 자본의 일부를 다른 목적에 재배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산 매각으로 많은 혜택을 본 것은 IAC의 주주들이다. 쉬프만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IAC는 3억6500만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으며 이중 약 절반의 자금은 자산 매각으로 조달됐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의 비핵심 사업 처분 확대는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증가에 반영됐다. 딜로직에 따르면 2017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이전 3년간 이뤄진 글로벌 M&A의 규모는 11조 3400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E&Y의 글로벌 투자 회수팀 헤드 폴 하메스는 WSJ에 "기업들이 지금은 투자 회수(주식 매각)를 성장 전략 및 사업전환 전략의 일부로 한층 중요하게 간주하고 있다"면서 비즈니스 매각이 실패를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 회수가 항상 최선의 전략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독일 폭스바겐의 최고 재무책임자 프랭크 비터는 "(자산 매각을 통해)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를 항상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자산 거래를 추진하는 일부 기업들은 융통성 없는 협상 방침 때문에 보다 좋은 가격에 사업체를 처분할 수 있는 기회 또는 매각 기회 자체를 상실한다.

이에 비해 GE는 다양한 자산 매각 방식을 동원해 잠재적 매수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GE의 최고 재무책임자 제이미 밀러는 거래 전략에 대한 코멘트는 거부했지만 GE는 기업 분사, 쪼개기, 신규 상장, 현금 거래 등 모든 형태의 거래에 열린 입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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