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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김정숙 "미래엔 번영만" 리설주 "회담 잘 돼 기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7 21:07

수정 2018.04.27 21:07

남북 정상 이어 영부인도 첫만남
하늘색 코트·분홍색 치마…패션도 관심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미래에는 번영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남편께서 문 대통령님과 함께 진실하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회담도 잘 됐다고 하셔서 정말 기뻤습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27일 판문점에서 성사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만남에 이어 남북 영부인도 이날 첫 만남을 가졌다. 남북 정상 부부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설주는 이날 오후 6시 17분께 군사분계선(MDL)을 차로 넘어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에 서명하고 입장을 표명한 직후였다.

미리 판문점에 와 있던 김 여사가 평화의 집 현관에서 리설주와 마주했다. 김 여사의 하늘색 코트와 리설주의 분홍색 치마 정장은 마치 맞춘 것만 같았다.

김 여사는 리설주의 허리에 손을 가볍게 얹는 등 친근감을 표했고 평화의 집으로 안내했다.

평화의 집 1층 로비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두 영부인을 맞이했다.

두 정상 부부의 만남은 이날 회담 결과를 반영하듯 화기애애했다.

문 대통령이 먼저 리설주에 "영광이다"고 인사했고 리설주는 "깜짝 놀랐다"는 말로 이번 정상회담을 지켜본 소회를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하루 사이에 아주 친분을 많이 쌓았다"고 자랑하듯 전했고 리설주는 "아침에 남편이 회담을 갔다 와서 문 대통령과 함께 진실하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회담도 잘 됐다고 해서 정말 기뻤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 역시 "두 분이 아까 저쪽 다리를 걷는 모습을 (판문점으로) 오면서 위성으로 봤다. 얼마나 평화롭던지"라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벌써 나왔냐"고 김 여사에 물었고 김 여사는 "무슨 말씀을 하는지 가슴 두근두근하며 (지켜봤다)"고 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우리 둘이서 카메라를 피해 멀리 갔는데 나왔구나"라고 농담을 건넸다. 김 여사는 "굉장히 좋았다"고 화답했다.

"아주 진한 우정을 나눴다"는 문 대통령의 소감에 김 여사는 "미래에는 번영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거들었다.

리설주는 특히 김 여사를 향해 "이번에 평화의 집을 꾸미는 데 여사께서 작은 세부적인 것까지 많은 관심을 가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가구 배치뿐만 아니라 그림 배치까지 참견했다"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리설주가 "조금 부끄러웠다.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이렇게 왔는데"라며 아쉬운 미소를 짓자 김 여사는 리설주를 다독이며 "가슴이 떨린다"는 말로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

두 영부인의 대화를 흐뭇하게 지켜보던 문 대통령은 "두 분이 전공도 비슷하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 간의 문화 예술 교류, 그런 것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리설주는 "두 분께서 하는 일이 항상 잘되도록 옆에서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두 정상 부부는 양측 수행원과 인사를 나눈 뒤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진행했으며 6시 30분부터 진행된 환영만찬을 즐겼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