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반세기 앙숙 중국-인도, 아시아 중심 패권 위해 '화해'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9 16:23

수정 2018.04.29 16:2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함께 산책하고 있다.신화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함께 산책하고 있다.신화AP연합뉴스


반세기 넘게 국경분쟁과 정치적 다툼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중국과 인도가 양국간 평화를 유지하고 협력관계를 넓히자고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없다며 양측이 일단 미국의 보호주의 기조를 틈타 아시아 중심의 세계질서를 추구하기 위해 관계 개선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29일 중국 신화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7~2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비공식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인도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두 정상은 양국 간의 전반적인 발전과 상호관계를 감안해 모든 양국 국경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틀 동안 6번이나 회동한 두 정상은 평화유지를 위해 양국 군대 간 직접적인 의시소통을 강화해 국경 관리의 효율을 높이고 돌발 상황을 막기로 했다.

또한 성명에 따르면 양국 정상들은 군사적 협력과 더불어 "상호 교역과 투자를 증진한다"고 합의했다. 양국의 인구 합계는 26억 이상으로 경제 규모를 합칠 경우 전 세계 경제의 17.6%에 달한다.

중국과 인도는 지난 1950년에 중국이 인도와 국경을 접한 티베트를 점령한 이후 지속적으로 국경분쟁을 벌였다. 1962년에는 중국이 분쟁지역에 국지적인 침공 작전을 벌여 중·인 전쟁이 발발했으며 수천명의 사상자가 생겼다. 양국 군대는 지난해 6월 중국·인도·부탄 국경이 모이는 히말라야 지역의 도클람(중국명 둥랑)에서 중국군의 도로 건설 문제로 72일동안 대치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인도가 핵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단체인 핵공급그룹(NSG)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인도는 이에 맞서 중국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하나로 추진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건설을 두고 해당 사업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지역인 카슈미르를 지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미국 CNN은 이번 합의가 최근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 확대로 국제 무역이 위축된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인도 마니팔 대학의 마다브 다스 날라파트 지리정치학 교수는 두 정상이 21세기를 아시아의 세기로 만들기 위해 협력할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회담의 핵심은 '아시아의 세기'"였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 당시 "두 위대한 국가 간의 위대한 협력은 국제적인 영향력을 창출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더욱 가까운 관계를 만들고 전 지역에서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인도와 함께 노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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