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토픽

산림 복구 위해 숲속 달리는 세 마리의 보더콜리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1 11:00

수정 2018.05.01 11:00

▲ 보더콜리가 산을 다니면서 자연스레 씨앗이 뿌려지고 있다./사진=동물보호단체 'Pewos'
▲ 보더콜리가 산을 다니면서 자연스레 씨앗이 뿌려지고 있다./사진=동물보호단체 'Pewos'

최근 역사상 최악의 산불 피해를 입은 남미 칠레에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이중 한 동물보호단체는 개를 활용해 씨앗을 뿌리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칠레는 여러 차례 화마를 겪었다. 중서부 항구도시 발파라이소에서 대화재가 발생해 150채의 주택을 전소되는 큰 피해를 입는가 하면 중부 엘 말레(El Maule) 지역에서는 산림 46만7000헥타르가 잿더미가 됐다.
이 화재로 주민 11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집을 잃기도 했다.

이후 칠레 정부는 산림을 복구하고자 전담 팀을 개설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부족한 인력과 재정 여력으로 광활한 면적에서 발생한 피해을 복구하기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와중에 동물보호단체 'Pewos'의 대표 프랜시스카 토레스 씨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토레스는 여러 마리의 개를 이용해 화재를 입은 산에 씨앗을 뿌리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의 아이디어는 토착 식물이나 잔디 등의 씨앗을 담은 주머니를 개의 등에 장착시키고 이를 주기적으로 산책을 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씨를 퍼트리는 것이다. 개들이 주인을 따라 산속 곳곳을 훼집고 다니는 사이 등에 달린 주머니에선 조금씩 씨앗이 빠지는 구조다.

▲프랜시스카 토레스 씨와 세 마리의 보더콜리들/사진=동물보호단체 'Pewos'
▲프랜시스카 토레스 씨와 세 마리의 보더콜리들/사진=동물보호단체 'Pewos'

토레스는 이 작업을 펼치기 위해 세 마리 보더콜리를 활용했다. 양치기 개로 잘 알려진 보더콜리는 영리하고 지구력에서 강한 면을 보인다. 특히 주인을 잘 따르며 충성심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시작한 토레스와 세 마리의 개들은 산불 지역을 다니면서 하루 30km를 이동하면서 10kg 이상의 씨앗을 파종시켜 불과 3개월 만에 엘 말레 지역 15개 숲을 모두 돌았다.

토레스는 "세 마리 보더콜리가 다닌 길에서 씨앗이 자라고 나중엔 곤충과 새가 숲으로 돌아오길 희망한다.
이렇게 몇 해가 지나면 화염으로 황폐화된 산림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것"라고 밝혔다.

onnews@fnnews.com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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