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백화점 주력상품군 '패션' 가고 '리빙' 뜬다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1 16:31

수정 2018.05.01 16:31

롯데백화점이 본점에 선보인 리빙 PB편집숍 '엘리든 홈'
롯데백화점이 본점에 선보인 리빙 PB편집숍 '엘리든 홈'
워라밸 사회분위기 확산의 영향으로 가정꾸미기를 통해 행복을 누리려는 리빙 상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백화점의 대표 상품군이 패션에서 리빙으로 옮겨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서울 소공동 본점에 선보인 리빙PB편집숍 '엘리든 홈.'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이른바 '소확행' 소비트렌드와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 사회분위기 확산의 영향으로 삶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면서 백화점의 주력상품도 바뀌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지난 수십년간 패션과 잡화가 '주인행세'를 해왔지만 최근들어서는 그 자리를 '리빙' 상품에게 내주고 있다. 리빙상품 시장에 고속성장을 거듭하면서 백화점업계는 패션매장을 줄이고 대신 '리빙'상품 매장을 키우며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 주력상품,패션 '지고' vs. 리빙 '뜨고'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에 가까워지면서 소비자들이 패션을 통해 본인의 개성을 나타내는 것보다 삶의 질을 좌우하는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홈퍼니싱 시장이 고속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은 국내 홈퍼니싱 시장이 2015년 12조5000억원에서 2023년에는 18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백화점의 리빙 부문 매출 추이는 이를 뒷받침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전체 매출 중 리빙 부문 매출 비중이 2013년부터 10.0%로 처음으로 두자릿수로 올라선 뒤 2014년 10.2%, 2015년 10.9%, 2016년 11.1%, 2017년 12.1%로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매출신장률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간 10% 이상 신장했다. 리빙부문의 매출비중이 증가하는 데 비해 패션부문 비중이 줄고 있다.

리빙상품 매장 확대로 고객몰이
이에 따라 주요 백화점들과 쇼핑몰들은 경쟁적으로 리빙 편집숍을 선보이는가 하면 리뉴얼을 할 때 리빙관 확장을 1순위로 삼고 있다. 패션의 경우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고 있지만 리빙 상품은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 구매가 많이 이뤄지는 만큼 집객효과가 탁월하다는 분석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관심을 갖는 상품군이기도 하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7일 리빙 전문 자체브랜드(PB) 편집숍인 '살림샵'을 선보였다. 엘리든 홈에 이은 두번째 리빙 PB로 패션이 아닌 리빙에서 PB를 잇달아 출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북유럽 직수입 상품만을 선보인 ‘엘리든 홈’과 차별화시켜 국내 최신 리빙 트렌드를 부담 없는 중저가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살림샵’에서는 국내 리빙 트렌드를 이끄는 40여개의 브랜드와 800여여 개 품목을 선보이고 있다. 천연소재, 자연 친화 리빙 브랜드와 SNS, 온라인 리빙 브랜드의 입점을 통해 기존 리빙 매장과의 차별화를 더했다. 또한 홈웨어, 청소·수납용품, 우드·글라스웨어, 커트러리(양식기), 주방 소품 등 기존 리빙 편집샵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제품들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도 서울 천호점을 리뉴얼하며 한 층 전체를 가구·생활용품·인테리어 소품으로 채운 초대형 홈퍼니싱 전문관을 선보였다. 홈퍼니싱 시장이 계속 커지자 백화점 한층을 통째로 홈퍼니싱 전문 매장으로 꾸민 것. 천호점에서 선보인 리빙·홈퍼니싱 전문관은 5300㎡ 규모로 현대백화점 15개 전체 점포 중 가장 크다.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은 파크 수준의 리빙관을 만들었다. 4~7층에 걸쳐 총 100여개의 가구∙리빙 브랜드가 들어선 리빙파크를 조성한 것이다.
‘한샘 디자인파크’와 ‘리바트스타일샵’, ‘일룸’ 등 국내 최대 가구 브랜드와 ‘모던하우스’, ‘무인양품’, ‘자주’ 등 유명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한자리에 모여있다.

서울 가산동의 마리오아울렛도 지난달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9917㎡규모의 대형 리빙관을 갖췄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리빙 상품은 소비자들이 직접 소재 및 크기를 눈으로 보고 만져보는 등 체험을 한 뒤 구매하는 대표적인 오프라인 구매 상품군"이라며 "백화점의 업태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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