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드루킹 수사 국민 신뢰 낮아 특검도 한 방법"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30 16:59

수정 2018.04.30 16:59

수사 늦어지고 성과 없어 일부 검사들 특검론 동조
"축소.은폐 수사 의혹으로 공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특별검사가 수사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서울남부지검 A간부)

"검사들이 봐도 이번 수사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 합니다"(수원지검 B검사)

이른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검경의 축소.은폐 수사 의혹으로 특검 도입 여론이 거세지면서 검찰 내부에서도 특검론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검사들은 드루킹 수사에 대한 국민 신뢰가 낮은 점을 지적, 아예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게 논란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현재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선 다한다"는 검.경… 수사 공정성 논란 확산

4월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부에서도 최근 화두로 떠오른 드루킹 수사 공정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드루킹 김모씨에게 URL(인터넷 주소)을 보낸 사실에 대한 설명 번복, 김 의원 관련 수사내용을 누락한 검찰 송치 등에 이어 경찰이 신청한 김 의원 보좌관 한모씨의 자택, 사무실,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검찰 기각, 금융계좌 및 통화내역에 대한 뒤늦은 영장 청구 등 수사 공정성 시비가 계속됐다.

일부 검사들은 검경의 불협화음도 문제지만 수사 속도가 나지 않아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벌어줬다고 지적한다.
수사의뢰 뒤 오랜 시간이 지나 본격 수사에 나선 점도 부실 수사에 한몫 했다고 주장한다. 실제 수사의뢰는 지난 1월 19일 접수됐지만 드루킹 사무실인 경기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 압수수색은 2개월 뒤인 3월 21일에야 진행됐다.

부산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수사는 압수물 분석 및 금융계좌 추적 성과가 상당부분을 좌우하는데 이번(드루킹) 수사는 이런 점들을 놓친 것 같다"며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은 만큼 특검 도입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기부터 어긋… 특검 도입돼도 할 말 없을 듯"

인천지검의 한 간부도 "자금 및 배후세력 수사가 늦어지고 성과가 거의 없다는 점은 이미 수사의 생명력을 잃은 것"이라며 "특검이 진행돼도 검경은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드루킹 수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뒷말이 나올 사안이어서 특검 도입도 괜찮은 안"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특검이 도입될 경우 수사자료 및 압수물 등을 특검법에 따라 이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에 대한 본질수사를 열심히 해서 명백하게 밝혀내는게 임무이고 수사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만 현재 상황에서 특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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