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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船, 아시아 중산층 신선식품 주문에 수요 급증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30 17:06

수정 2018.04.30 17:06

꽃다발 등 항공운송품목도 수용하며 세력 넓혀가는 중
냉장船, 아시아 중산층 신선식품 주문에 수요 급증


'리퍼(Reefer)'라고 부르는 냉장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월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술발전 덕에 신선식품을 수개월간 최상 상태로 보관할 수 있는데다 아시아 국가들의 소득 증가로 신선식품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배경이다.

냉장선은 선적 품목을 점점 넓히면서 이제 항공운송을 위협하는 다크호스가 되고 있다.

해운분석업체 드루어리에 따르면 신선식품 해상운송 수요가 일반 상품 해운 수요의 2배에 이른다. 전세계 거의 모든 제조업 물품을 운반하는 일반 화물선 수요가 지난 5년간 연 2~3% 늘어난데 반해 냉장선 수요는 연 5~6% 증가하고 있다. 이제 전체 해상운송에서 냉장 컨테이너를 포함해 냉장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7%에 이른다.


냉장선 수요가 급증하는 배경은 크게 두가지다. 우선 기술 발전이다. 예전의 단순 냉장 컨테이너와 달리 최근의 냉장선은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컨테이너 내부의 공기를 측정해 이산화탄소, 질소, 산소 농도를 조절한다. 이를 통해 과일 등의 숙성을 막는다. 한 달 이상, 몇달씩을 신선한 상태로 보관한다.

화물주는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신의 화물을 들여다볼 수 있다. 기술발전 덕에 화물을 수개월간 신선한 상태로 먼 곳까지 보낼 수 있게 된 것과 어우러져 신선식품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냉장선 수요 증가의 주된 배경이다.

주로 아시아 지역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크게 늘어난 중산층이 과일부터 육류, 유제품에 이르기까지 외국산 신선식품을 요구하고 있다. 냉장선은 또 이전에 항공운송으로 이뤄지던 품목들을 잠식하면서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 신선식품 외에도 오렌지주스, 의약품, 기화성제품, 사탕 등이 냉장선을 통해 운송된다.

냉장선 주요 운송항로는 남반구에서 북반구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북반구와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의 중남미, 남아프리카,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북반구 겨울철에 맞춰 과일 등을 실어 나른다.

또 미국, 캐나다 등도 냉장선을 이용해 아시아 시장으로 야채, 레몬, 오렌지, 귤 등 과일을 수출한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의 냉장선 운용 책임자 안네소피 제를랑 칼센은 "10년전만 해도 덴마크에서 딸기는 1년중 석달만 볼 수 있었다"면서 "지금은 냉장선 덕에 1년 내내 딸기를 구경할 수 있고, 누구나 전세계 공급망에 편입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냉장선은 또 장미 같은 꽃다발, 신선 바닷가재 등 항공운송만 가능했던 품목들로도 서서히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머스크의 칼슨은 "장미 같은 (뿌리가 잘린 상품용) 꽃은 큰 (운송)시장"이라면서 "개화를 늦추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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