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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봄바람에… 외국인이 돌아왔다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30 17:33

수정 2018.04.30 20:40

남북정상회담發 경제효과.. 건설·시멘트 등 SOC 업종
경협 기대감에 코스피 주도.. 외국인 2천억 넘게 순매수
"한국 신용도에 긍정적 계기" 무디스 등 신평사 즉각반응
‘비핵화’ 봄바람에… 외국인이 돌아왔다
남북정상회담이 기대 이상의 결과를 거두면서 주식과 외환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4월 27일 역사적 회담 이후 첫 거래일에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2000억원 넘는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를 석달 만에 2500 선 위로 끌어올렸다. 환율도 시장의 우호적 분위기에 원화강세로 화답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공백인 상태에서 시장의 투심은 건설, 시멘트 등 남북 경제협력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에 집중됐다.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기존에 잘나가던 대형주들이 약세를 보였지만, 다른 종목들이 대부분 상승 물결을 타면서 지수를 밀어올렸다.

4월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2.98포인트(0.92%) 상승한 2515.3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마감 기준으로 2500 선을 넘은 것은 지난 2월 2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상승세의 동력인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424억원을 사들였다. 최근 3거래일 중 가장 많은 규모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886억원과 110억원을 내다 팔았지만 외국인이 3거래일 연속으로 코스피를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4월 20~25일 코스피에서 순매도로 일관하다 정상회담 하루 전인 26일부터 매수로 돌아섰다. 4월 26~30일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5746억원 수준이다.

이날 그간 코스피를 주도하던 대형주들은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거래정지 상태라서 지수에 기여하지 못했으며, SK하이닉스는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당했다는 소식에 2.99%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들이 이날 선택한 종목은 호텔신라(4.98%), 아모레퍼시픽(4.33%), 금호석유(9.69%) 등이다. 반도체 종목들이 약세를 보이는 대신 실적개선을 앞세운 다른 대형주들이 외국인들의 투심을 이끌었다.

업종별로는 남북 경협 관련 업종이 단연 강세를 보였다. 건설업은 10.10%, 철강금속은 6.13% 상승했으며 기계와 전기가스 등도 각각 2.69%, 2.64% 상승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개장 초부터 하락 출발했으며 8.6원 내린 1068원으로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도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북·미 회담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3년 국토연구원이 북한의 인프라에 대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남측과 밀접한 개성공단, 평양, 원산 등에 위치한 노후 인프라사업 규모가 35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있다"며 "국내 토목시장은 침체돼 있는데 남북경협 사업이 활성화되면 수주시장이 확대되고, 건설이나 건자재 업체들에 무차별적인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북 간 화해가 촉진된다면 지정학적 위험(리스크)이 작아지고 한국 신용도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한국 담당 국가신용등급 총괄이사는 이날 신용전망 보고서에서 '판문점 선언은 더욱 실질적인 추가 협상과 지정학적 긴장 완화의 전주곡’이라며 밝혔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에서 최근 수개월간 고조된 남북 간 긴장을 완화했지만 무력충돌 관련 위험을 제거하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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