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테헤란로

[여의도에서] 건기식, 식품업계 새 성장동력 될까

김성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4 17:41

수정 2018.05.04 17:41

[여의도에서] 건기식, 식품업계 새 성장동력 될까


최근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이 간편하면서도 효과적인 건강관리법으로 각광받으면서, 국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드 여파로 중국시장에서 우리 업계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혁신적인 기능성 원료 개발과 제품화가 활성화된다면, 국가 경제성장을 견인할 차세대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식품 대기업들도 앞다뤄 건기식 시장에 진출하는 등 신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서의 가능성 타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7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3조8000억원으로 2016년(3조2000억원) 대비 17.2% 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세계 시장 성장률을 두 배 이상 웃돈 수치다.
실제로 2016년 세계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약 6% 정도 성장해 1214억달러 규모로, 한화로는 130조원 수준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가구당 연평균 건강기능식품 구매액은 29만6000원으로 2015년(26만6000원) 대비 11% 이상 성장했다. 업계는 향후 고령화에 따른 '건강한 노화'에 대한 관심 증대로 건강기능식품 구매가 늘면서, 국내외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원료별 시장구조를 살펴봐도 식품업계가 눈독을 들일 만하다. 해마다 판매 1위 품목에 손꼽히는 홍삼 외에도 당귀 등 혼합추출물 등 면역기능성에 기반을 둔 식품원료가 갈수록 주목을 받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루테인, 밀크씨슬, 체지방감소 제품 등 관련 원료 구매금액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신체부위별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국내 식품.유통업체들도 건기식 시장에 직간접적인 관심을 보인 지 오래다. 이 분야 절대강자인 KGC인삼공사의 홍삼 같은 전통적인 건기식 원료 외에 대형 제과업체인 롯데제과가 지난달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일반 과자류에 건강 요소를 부각한 '건강 지향성' 제품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같은 그룹 계열사인 롯데마트는 친환경 자체 생산브랜드(PB)인 '해빗'에서 비타민, 칼슘 등 소포장 건기식 14종을 대거 선보인 바 있다.

중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오리온은 지난해 8월 미국 건기식 전문기업 로빈슨파마와 독점계약을 체결하고 NS홈쇼핑과 건기식 판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동원F&B도 지난해 어린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키누'를 론칭하고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폭발적인 관심에도 불구하고 국내 식품업체의 제품경쟁력이나 마케팅 능력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제과, 제빵류에 집중해온 식품 대기업들이 특별한 노하우 없이 일반 식품보다 허가가 까다로운 건기식 시장 진출을 다소 안이하게 간주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결국 오랫동안 '한우물'에만 집중해온 전문업체나 기존 제약회사와의 경쟁에서 얼마나 전문성과 차별화를 확보할지가 성패의 갈림길이라는 원론적인 지적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생활경제부 부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