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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지사 선거, 부동산투기+난개발+중국자본 '쟁점'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6 16:19

수정 2018.05.07 06:02

문대림 예비후보, 제주도정 땅 장사 비판 “제대로 된 제주 만들겠다”
원희룡 예비후보, 부동산 투기 적폐세력 문 후보+우근민 전임도정"
6·13 제주도지사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왼쪽)와 무소속 원희룡 후보. /사진=연합뉴스DB
6·13 제주도지사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왼쪽)와 무소속 원희룡 후보. /사진=연합뉴스DB

[제주=좌승훈기자] 6.13 제주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예비후보와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 간 부동산투기와 중국자본에 의한 난개발 공방이 뜨겁다.

문대림 후보는 “지난 4년 원희룡 도정이 제주도를 퇴행의 공간으로 만들었다”며 심판론을 제기했다.

■ 문대림, 중산간 난개발·부동산 가격 급등…원도정 심판

문 후보는 지난 2월25일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지하수 오염과 중산간 난개발, 교통난,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을 제주의 문제로 꼬집고는 민선 6기 원도정을 심판하고, 제대로 된 제주도를 만들겠다며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문 후보는 또 중국자본 투자 등을 통한 대형 개발사업과 관련 “대형 리조트 중심 개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헬스케어타운은 헬스는 없고 타운만 있고, 신화역사공원 역시 제주의 신화와 역사는 없고 리조트와 카지노만 있다"며 “제주 정체성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대림 제주도의회 의장(현재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과 장옥량 녹지그룹 총회장 일행의 심야면담 모습. 오른쪽에서 2번째가 문대림 당시 제주도의회 의장, 맨 오른쪽이 오영훈 당시 제주도의회 운영위원장(현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사진제공=원희룡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문대림 제주도의회 의장(현재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과 장옥량 녹지그룹 총회장 일행의 심야면담 모습. 오른쪽에서 2번째가 문대림 당시 제주도의회 의장, 맨 오른쪽이 오영훈 당시 제주도의회 운영위원장(현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다. /사진제공=원희룡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녹색당 고은영 예비후보도 가세했다. 고 후보는 지난 3일 논평을 내고 "2013년 토석채취 허가 건수가 1건에 7만128㎡에 불과하다 2016년에는 3건에 25만6853㎡으로 증가했고, 원 예비후보 임기 말에는 주택가에까지 토석채취 승인을 추가로 내주었다"며 난개발 책임론을 내세웠다.

고 후보는 개발행위 허가 건수가 지난 2013년 5727건에서 2016년 1만229건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점도 지적했다.

■ 원희룡 “난개발? 소방수에게 화재 책임 묻나?” 반박

이에 대해 원희룡 후보는 지난 4월24일 무소속 출마에 따른 공식 입장을 통해 제주사회 적폐 청산론을 내세우며 문 후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원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불거졌던 문대림 후보의 부동산 투기와 쪼개기 매매 의혹을 거론하고, 문 후보와 우근민 전임 도정을 ‘적폐’라고 규정하며 비판했다.

원 후보는 “곶자왈을 훼손하고, 경관이 좋은 곳, 난개발을 인가해주고 중국에 팔아넘긴 것, 기회 될 때마다 제 잇속 챙기기에 나서는 집단들이 도정을 장악해서는 안된다”며 “부동산 투기로 번 돈을 누리면서 어떻게 촛불혁명을 이야기하고 적폐청산을 내세우냐”고 날을 세웠다.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과정에서 김우남 예비후보 측은 “문대림 예비후보가 도의원 신분으로 송악산 인근 땅을 사고파는 과정은 지분 매입, 쪼개기 후 매각, 단기 매매 등 시세 차익을 노린 부동산 땅 투기의 전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fnDB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과정에서 김우남 예비후보 측은 “문대림 예비후보가 도의원 신분으로 송악산 인근 땅을 사고파는 과정은 지분 매입, 쪼개기 후 매각, 단기 매매 등 시세 차익을 노린 부동산 땅 투기의 전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fnDB

앞서 더불어민주당 경선과정에서 김우남 예비후보 측은 "문대림 예비후보는 지난 2005년 9월 송악산 일대 땅을 지분 형태로 사들였다. 이 땅은 2014년 중국자본에 의한 '뉴오션타운' 개발부지 바로 인근에 있다"면서 "주목할 것은 문 예비후보가 도의원이 된 이후 부동산 사고팔기가 본격적으로 이뤄졌고, 그 양상은 부동산업자까지 낀 형태로 더욱 치밀한 투기적 양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원 후보 측은 특히 지난 5일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자본에 땅 팔기 시발점은 바로 문대림 후보과 오영훈 의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 “중국자본에 땅 판 시발점은 문대림·오영훈” 직격탄

원 후보 측은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이 지난 2011년 12월22일 제주도의회 의장실에서 열린 중국 녹지그룹 장옥량 총회장 일행과 문대림 당시 도의회 의장의 심야 면담 사진이 SNS상에 퍼진 것을 거론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원 후보 측은 특히 “해당 사진이 찍힌 당시 상황을 기록한 도내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문대림 도의회 의장과 오영훈 전 도의회 운영위원장은 2011년 10월28일 상해시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했고, 문 의장은 장옥량 총회장과 단독면담을 통해 제주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문대림 의장은 용적률 상향 등 장옥량 총회장의 협조사항에 대해 앞으로 제주도와 협의해 나가면서 제도개선 등을 통해 해결되도록 하겠다고 화답까지 한 것으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원 후보측은 이어 “장옥량 총회장은 이에 따라 2011년 11월8일 투자조사단을 제주에 파견했고, 문대림 의장이 헬스케어타운에서 100만㎡가 넘는 부지를 단독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투자방안을 제안하면서 투자 양해각서가 체결될 수 있었다”며 “이 같은 사실로 놓고 볼 때 문 후보가 과연 ‘제대로 제주도’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제주도의 난개발을 막겠다고 선언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고은영 녹색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원희룡 후보에게 묻는다' 기자회견을 갖고 "난개발 책임 안 진 원희룡 예비후보가 청정제주 실현할 수 있겠느나"고 비판했다. /사진=fnDB
고은영 녹색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원희룡 후보에게 묻는다' 기자회견을 갖고 "난개발 책임 안 진 원희룡 예비후보가 청정제주 실현할 수 있겠느나"고 비판했다. /사진=fnDB

한편 원 후보 측은 녹색당 고은영 후보가 제주도 난개발의 책임이 원희룡 후보에게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원도정 4년은 부동산 투기와 난개발 세력에 대항해 힘겹게 싸워온 시간이었다”며 “제주드림타워 초고층 허가, 중산간 지역 개발사업 허가, 주상절리 부영리조트 개발 허가 등은 모두 전임도정에서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원 후보 측은 이어 “이전 도정으로부터 이어져 온 제주의 난개발을 막고 제주의 가치를 미래에 전해 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투자유치 3원칙 정립, 드림타워 층수 제한, 중산간 보전 가이드라인 발표, 제주 농지관리 강화 운영지침 마련, 수변경관지구 지정 등이 원 도정 4년 간 이뤄졌던 난개발 방지를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주도의 콘도 분양허가 건수만 보더라도, 2013년 667건에서 2015년 111건, 2017년 37건으로 급감했다”며 “오죽하면 지사에 당선되자마자 중국자본 개발에 대한 지사의 제동에 중국 언론이 ‘제주지사의 변검(變瞼. 중국 전통극에서 배우가 신속하게 얼굴 표정 가면을 바꾸는 것)’이라고 원 후보를 비난했겠는가?”라며 받아쳤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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