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8일 내부 투자위원회를 열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찬반의결권을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투자위원회에는 조인식 해외증권실장을 비롯해 주식운용실장, 채권운용실장, 대체투자실장, 운용지원실장, 운용전략실장 등 실장 8명과 팀장 3명이 참석했다.
이번 결정으로 오는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이 찬성할지 반대할지, 중립을 지킬지는 의결권전문위가 정하게 됐다. 의결권전문위원회는 오는 23∼25일에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내 유력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난 17일 국민연금을 비롯해 의결권 자문계약을 맺은 자산운용사들에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에 반대 의견을 권고한 바 있다.
의결권전문위원회의 결정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통과와 밀접하다. 국민연금은 2대 주주인 만큼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달 12일 기준 현대모비스의 주주는 기아자동차 16.9%, 정몽구 회장 7.0%, 현대제철 5.7%, 현대글로비스 0.7%, 국민연금 9.8%, 외국인 48.6%, 기관·개인 8.7%, 자사주 2.7% 등이다.
국민연금의 의결권은 기금운용본부의 자체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행사하는 게 원칙이지만 기금운용본부가 찬성 또는 반대하기 곤란한 안건은 의결권전문위원회에 결정을 요청할 수 있다.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정부와 가입자단체, 학계 등에서 추천하는 민간전문가 9명으로 구성됐다. 1명은 현재 공석이다. 임기는 2년이며 위원장은 호선으로 선출한다. 현 위원장은 황인태 중앙대 교수다.
국민연금은 최근 의결권행사 지침을 개정해 의결권전문위원회 위원 3명 이상이 주총 안건 부의를 요구하면 기금운용본부는 의사결정권을 의결권전문위원회에 넘기도록 했다.
한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전날 "해당 개편안보다 더 나은 구조를 제시할 수 없기에 경영인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찬성 의견을 밝힌데 이어 키움자산운용도 이날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판단과 함께 찬성 의견을 내놨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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