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지방선거 가이드북 만든 조현익 디자이너 "정치이슈, 디자인으로 쉽게 전달하고파"](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18/05/21/201805211715373380_l.jpg)
"지난 투표 독려 캠페인 포스터들을 보면 화가 났다. 대부분 투표용지나 투표함을 소재로만 제작돼 다소 식상했다. 이런 캠페인 구호들은 다 '투표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에게만 효과가 있지 않을까. 디자인이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정치에 활용됐으면 싶었다."
조현익씨(28·사진)의 '전국투표전도2018 : 나의 선택을 돕는 지방선거 가이드'는 이 같은 생각에서 제작됐다. 총 5권으로 이뤄진 이 가이드북은 전국 각 지역 선거이슈를 데이터로 수치화한 뒤 이를 지도 모양 인포그래픽으로 나타내고 있다.
디자이너 조씨는 "누구에게 투표해야 할지 몰라 헤맬 수도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선거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콘텐츠가 가장 좋은 투표 독려 수단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은 '정치 덕후'였다. 당원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시각디자인과 컴퓨터공학 전공이었던 그는 2015년 대학교 졸업 당시 선거 결과를 인포그래픽으로 제작한 작품을 졸업 전시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때 투표수치를 인포그래픽으로 나타내는 프로그램도 직접 만드는 열정도 보였다.
3년 전 경험을 되살려 이번 지방선거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조씨가 작품 후원 온라인 사이트 '텀블벅'에 전국투표전도를 올리자 후원이 쏟아졌다. 기존 목표의 6.5배가 넘는 후원금을 받은 조씨는 "나를 포함해 지인 중 누구도 이처럼 성공적일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이슈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며 웃었다. 선거운동원뿐만 아니라 고등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그의 작업에 관심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그는 디자이너도 정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조씨는 "우리 동네 정치인을 뽑는 지방선거인 만큼 현명한 투표를 위해서는 가장 기초적인 데이터가 중요하다"며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투표 캠페인은 유권자의 판단에 도움이 될 데이터를 그래픽의 힘으로 정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시사 이슈를 시각디자인으로 치환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씨는 "사람들의 생각, 관점, 가치관을 시각화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이를 문화로 만드는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며 "아직 정치나 사회 이슈로 디자인 작업을 하는 시장이 작다. 이 시장이 커지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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