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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파트는 고가낙찰도 '남는 장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2 16:59

수정 2018.05.22 16:59

5개월째 낙찰가율 100%↑.. 낙찰율도 역대 최고치 기록
비싼 값에 낙찰 우려 있지만 호가대비 5~10% 저렴해
서울아파트는 고가낙찰도 '남는 장사'

올 들어 경매로 나오는 서울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5개월 연속 100%를 넘어서고 있다.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섰지만 '고가낙찰'에 대한 우려는 나오지 않는다. 최초 경매가를 결정하는 감정평가 작업과 실제 경매진행과의 시차 때문이다. 아파트가 경매로 나오면 감정평가를 통해 낙찰가를 책정하는데 낙찰가 결정 이후 6~7개월 뒤 실제 경매가 열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아파트 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한 탓에 현재 낙찰가가 시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고가낙찰'에도 일반 매매가보다 5~10% 낮게 낙찰받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서울 경매아파트, 5개월 연속 낙찰가율 100%↑

22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21일까지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아파트는 총 443건이다. 이 가운데 279건이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월(101.6%), 2월(100.4%), 3월(101.8%), 4월(103.3%), 5월(102.5%)로 5개월 연속 낙찰가율이 100%를 웃돌고 있다.

낙찰율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통상 평균 30~40%를 기록했던 아파트 낙찰율은 1월(65.9%), 2월(71.9%), 3월(59.6%), 4월(57.9%), 5월(61.8%) 등으로 올해 들어선 50%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러다보니 '고가낙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다보니 오히려 시세보다 비싼 값에 낙찰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조사결과 '기우'에 불과했다. 실제 이달 들어 15일까지 진행된 서울아파트 법원경매 38건 낙찰된 것은 24건이다. 이 중 14건은 낙찰가율이 100%이상이었지만, 동일평형.유사층고 아파트 호가에 비해선 5.8% 저렴했다.

지난 10일 낙찰된 방배래미안타워 전용 135㎡가 대표적인 사례다. 14명의 응찰자가 몰려 13억399만원(낙찰가율 130%)에 낙찰된 이 아파트의시세는 13억5000만~14억원 가량이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큐뷰자이 60.7㎡도 감정가의 106%인 9억7700만원에 낙찰됐지만 최저호가 10억5000만원보다 싸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시세가 급등하면서 낙찰가에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고경쟁.고낙찰가 시대이긴 하지만 아직도 경매 부동산이 일반 매매에 비해 최소 5%이상 저렴하게 낙찰된다는 것"이라며 "낙찰가율 100% 이하 물건까지 포함하면 평균 수익성은 더 높다"고 말했다.

■22억짜리 신천 잠실더샵, 13억6000만원에

실제 한번도 유찰되지 않은 신건이라도 낙찰가(감정평가액)가 호가대비 싸다. 지난 6~7개월 가량 시세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한 탓이다.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역삼동 역삼래미안 그레이튼 121.54㎡의 낙찰가는 15억6000만원이다. 이에 비해 같은 단지, 같은 규모의 아파트 호가는 18억~18억3000만원에 달한다.

세곡동 강남LH1단지 84.83㎡도 낙찰가가 9억600만원인데 비해 호가는 11억5000만원으로 그 격차가 26%를 웃돈다. 낙찰가 11억원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117.58㎡의 호가는 14억8000만원으로 낙찰가와의 격차는 무려 34.5%에 달한다. 두 건 모두 낙찰률이 100%이상이라도 시세보단 싼 값이 사는 셈이다.

유찰된 탓에 현재 호가와의 격차가 더 벌어진 물건들도 있다. 여의도동 대우트럼프월드 178.50㎡의 원래 낙찰가액은 14억3000만원이었지만, 한 차레 유찰되면서 최저매각가격이 11억44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비해 현재 이 주상복합 178.50㎡의 호가는 16억~16억5000만원에 달한다. 5억원 이상 저렴하다.


최저매각가격이 호가대비 40%가까이 싼 강남 아파트도 있다. 신천동 잠실더샵스타파크 208.28㎡의 낙찰가는 17억원이었지만, 마찬가지 한 차레 유찰되면서 최저매각가격이 13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다.
현재 이 아파트의 호가는 22억원으로 최저매각가격에 낙찰받는다면 38.1%가량 싸게 사는 셈이 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