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생각한다면 콜라나 사이다 대신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등 영양분이 풍부한 과일주스를 마시는 것이 일반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정말 과일주스는 탄산음료보다 나은 걸까?
미국의 소비자 정보지인 컨슈머리포트는 탄산음료를 줄이는 것은 좋지만, 과일주스를 대안으로 삼는 것은 건강 유지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난 28일(현지시각) 밝혔다.
탄산음료는 비만과 당뇨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탄산음료 대신 과일주스를 마시는 세계인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실제로 과일주스는 각종 섬유소, 칼륨, 비타민A·C 등 일반 식사로는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컨슈머리포트의 조사에 따르면, 포도맛 탄산음료 한 잔(355ml)에 27g의 설탕이 포함돼 있는데, 같은 용량의 포도주스 한 잔에는 36g의 설탕이 들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탄산음료보다 과일주스에 더 많은 당분이 포함돼 있는 것이다.
컨슈머리포트의 식품 실험 연구실장 멕신 시겔은 "과일주스에는 생각보다 많은 양의 당분이 들어 있다. 시판 과일주스는 여기에 추가로 설탕이나 시럽이 추가된다. 탄산음료를 줄이는 것은 좋지만 과일주스가 대안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과일의 당분은 식물 세포 안에 포함돼 있다. 식물 세포는 동물 세포보다 더 튼튼한 세포막에 둘러싸여 있어 소화에 시간이 더 걸린다. 과일을 생으로 먹으면 과일의 당분이 천천히 체내에 흡수된다.
그러나 주스 형태로 갈아서 마시면 세포막이 파괴되기 때문에 더 빠르게 당분이 흡수되는 것. 따라서 설탕을 첨가되지 않는 100% 과일 주스라 할지라도 마시고 나면 인체 혈당치가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인체가 다량의 인슐린을 분비, 당뇨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오렌지주스처럼 산성 성분이 강한 주스의 경우 위장과 식도를 자극해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평소 위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오렌지주스 같이 산성 음료를 삼가는 것이 좋다고 컨슈머리포트는 지적했다.
멕신 시겔 연구실장은 "문제는 과일의 당분"이라며 "당분 함량을 낮추기 위해 과일주스 대신 썰은 과일은 물에 담가 마시거나, 과일주스를 같은 용량의 물에 섞어서 마실 것"을 권했다.
chu@fnnews.com 추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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