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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산산업, 현대아산 경의선 시공시 철도침목 ‘전량 독점’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04 08:32

수정 2018.06.0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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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태명실업, 2002년 남북 경의선 철도 시공시 침목 100% 공급 
-남북 대규모 철도사업시 침목은 태명실업 외 마땅한 대안 없어
부산산업이 자회사 태명실업을 통해 2002년 남북 경의선-동해선 철도 연결시 침목을 전량 독점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남북 철도사업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현대아산 등 모두 4개사가 참여하는 현대컨소시엄이 진행했고, 여기서 태명실업은 철도침목 100%를 도맡았다.

태명실업 관계자는 3일 “지난 2002년 경의선 연결 합의 이후 진행된 철도 연결 구간에서 현대컨소시엄으로 발주된 침목을 100% 납품했다”고 전했다. 현대그룹은 18년 전에 북한과 체결한 ‘경제협력사업권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서 전력, 통신, 철도, 비행장, 댐, 수자원 이용, 명승지 관광 등 북한 내 대형 SOC 사업권을 획득했다.

일명 ‘7대 대북사업 독점권’이다. 합의서에는 현대가 북한의 모든 사회간접자본시설과 기간사업시설을 사업 대상으로 30년간 개발, 건설, 설계, 관리 및 운영과 이에 따른 무역 등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당시 현대아산은 현대그룹 계열사로 독점권을 가진 상황이었던 셈이다.

태명실업 관계자는 이번 남북 철도사업이 “아직 시행 주체가 결정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대북철도 사업이 시행에 들어갈 경우 입찰 참여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남북 경협시 핵심사업인 철도 연결이 시작될 경우 태명실업은 빠질 수 없는 기업이다. 국내 철도침목시장의 75%를 독과점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단 대규모 철도사업이 진행된다면 침목 물량을 댈 수 있는 국내업체가 태명실업 말고는 마땅치 않다”며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성장 기대감을 내비쳤다.

태명실업은 철도궤도 시공현장에 납품하는 콘크리트침목, 지하철 및 전력구 터널공사에 기반시설을 구성하는 세그멘트(R. C. SEGMENT) 등을 생산하고 있다. 기존 노후화된 침목 교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전국철도 고속화사업, 기존철도 복선화사업, 전국 도심 전력송신탑 전력구 대체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제품수요가 안정적인 편이다. 철도산업의 성장에 대응해 천안시동면 화덕산업지구에 5만평 규모의 공장을 신설하고 품질기술연구소를 확충해 핵심역량을 강화해 가고 있다.

부산산업이 철도침목 자회사인 태명실업과 티엠트랙시스템을 통해 작년 한 해 거둬들인 매출액은 약 810억원이다. 전체 매출액 1177억의 70%에 육박하는 수준이며 이익 기여도는 약 82% 수준으로 절대적이다. 실적면에서 철도궤도 시공 사업환경이 부산산업을 이끌어 간다고 봐도 무방한 모양새다.

한편 남북 철도공사는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12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철도연구원이 발표한 ‘남북열차 운행재개를 위한 남북철도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 통합철도망의 건설단가는 경의선(개성~평양~신의주) 7조8757억원, 경원선(평강~원산~두만강) 14조9294억원, 동해선(고성~원산~두만강) 14조7765억원으로 추정된다.

남한이 자재·장비를 지원하고 북한이 건설할 경우엔 각각 9064억원, 1조7182억원, 1조7006억원 수준이다.
이 추정치는 단선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복선이나 복선전철화를 추진할 경우 사업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북한은 철도 노후화가 심각해 대부분 시속 50km 미만으로 운행 중인 상황으로 시설 현대화가 시급하다.
도로는 문산~판문점 11.8km 구간 공사가 우선 추진되고, 평양~개성고속도로를 공동 이용하기 위한 개보수 작업이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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