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책을 읽읍시다] 눈 앞에서 펼쳐지는 콘스탄티노플 대격전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06 17:43

수정 2018.06.06 17:43

만화로 보는 술탄과 황제 김형오 / 아르테팝
[책을 읽읍시다] 눈 앞에서 펼쳐지는 콘스탄티노플 대격전

1453년 비잔티움 제국 최후의 날. 격전의 현장 콘스탄티노플에서 맞붙은 술탄과 황제, 두 영웅의 서사시가 만화로 나왔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21세기북스)는 비잔틴제국 최후의 전투 '콘스탄티노플 대격전'을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구현해 주목받았던 책이다.

도시를 차지하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비잔티움의 천년 성벽 앞에 선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드 2세와 승산 없는 싸움에 끝까지 맞선 비잔티움의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 두 영웅은 성벽을 앞에 두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54일간의 치열한 전쟁 끝에 비잔티움 제국은 멸망하고 그 위에 오스만 제국이 들어선다. 오스만 튀르크에 의한 콘스탄티노플 함락은 1400년간 이어진 로마제국이 끝났다는 사실을 넘어 이를 기점으로 중세에서 근세로 시대가 바뀌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도성을 정리하던 술탄이 황제의 서기관에게서 그의 일기장을 건네받으면서 시작되는 이 책은 콘스탄티노플 함락 전쟁사를 가장 흥미롭고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이기도 하다. 특히 활자를 넘어 만화로 펼쳐지는 대격전은 우리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해 성인부터 청소년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철저한 역사적 고증으로 일구어낸 그 당시의 풍경을 현장에서 눈으로 보듯 옮겼을 뿐만 아니라, 콘스탄티노플 공방전의 더욱 완벽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해설과 지도, QR코드를 도입했다. 오스만 제국이 비잔티움 제국을 향해 도전장을 내민 역사적 배경을 비롯해 오스만 제국의 비잔티움 공략 작전과 이에 굳건히 맞선 비잔티움 제국의 방어 라인까지 사진과 삽화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이 단순히 역사서나 또는 재미 위주의 만화책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은 두 군주의 리더십과 그 내면에 집중했다는 점 때문이다. 비잔티움은 단일 제국으로서는 지구상 가장 오래 존재했던 나라이자 서구 문명의 원천이었다. 세기의 정복자 술탄 메흐메드 2세는 비잔티움 함락을 통해 오스만 제국의 원대한 꿈을 이루려 했으며, 비잔티움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는 목숨을 바쳐 천년 제국과 백성들을 지키고자 했다.
이 책은 콘스탄티노플 전쟁이라는 동일한 사건을 술탄과 황제 두 군주의 시각으로 풀어냈다.

비록 역사의 선택에 따라 승자와 패자는 갈렸지만 두 군주가 보여주는 포용과 희생의 리더십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과연 진정한 리더는 무엇인가. 술탄과 황제 두 영웅의 삶과 죽음, 승리와 패배, 그리고 인간적 고뇌를 통해 진정한 리더십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