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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탑건2' 둘러싸고 미군끼리 숟가락 설전

추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09 09:42

수정 2018.06.09 09:44

1986년 개봉한 톰 크루즈의 출세작 영화 '탑건(Top Gun)'의 속편이 현재 제작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영화를 둘러싸고 미국 각 군 홍보단의 입담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배우 톰 크루즈의 트위터에서 비롯됐다. 톰 크루즈는 지난 5월 3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영화 '탑건2(가제)' 제작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그는 F-18 슈퍼호넷 전투기를 배경으로 파일럿 복장을 한 자신의 뒷모습이 담긴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리고 '#Day1'이라는 문구를 적어 촬영 첫날임을 암시했다.

영화 '탑건2' 둘러싸고 미군끼리 숟가락 설전
영화 탑건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0년대 중반, 미 해군 항공모함 전투단의 F-14 톰캣 전투기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 1500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미국에서만 1억7000만, 전 세계적으로 3억5600만달러를 벌어들인 흥행작이다.


미 해군에 따르면, 당시 탑건을 보고 해군 전투기 파일럿에 지원한 젊은이가 예년에 비해 5배나 늘었고, 해군 사관학교 응시자 역시 1만5000명가량 늘었다고. 탑건의 흥행으로 미군의 민간 홍보 전략이 바뀌었다고 할 정도로 성공적인 홍보 협찬 사례로 꼽힌다. 때문에 탑건2 제작이 알려지자 각 군 홍보단이 재빠르게 움직였다.

포문은 미 공군이 먼저 열렸다.

"매버릭(영화 주인공)이 정말로 스피드를 원한다면, 시속 1875마일(약 3000km)로 날 수 있는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를 타야 할 것"이라고 은근슬쩍 숟가락을 얹은 것.

영화 '탑건2' 둘러싸고 미군끼리 숟가락 설전
이에 미 해군이 가만있지 않았다. "이봐 기억해두라고. 2등에게 자리는 없어"라고 응수했다. 평소 공군을 2등 파일럿이나 가는 군대라며 한 수 낮춰보는 해군의 자부심을 표현한 것.

영화 '탑건2' 둘러싸고 미군끼리 숟가락 설전
여기에 미 해병대도 "공군은 항공모함에 착륙할 수 없지"라며 끼어들자 공군이 다시 "바다 위에 내리느니 그냥 공중급유를 받으면 되는데"라고 되받아 쳤다.

영화 '탑건2' 둘러싸고 미군끼리 숟가락 설전

미군끼리 이렇게 입씨름을 하는 사이에 탑건 팬들은 영화에서 등장하는 F-14 톰캣 전투기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아쉬워하고 있다. 톰 크루즈가 올린 사진에는 F-18 슈퍼호넷 전투가가 묘사돼 있다. 최근 배치되기 시작한 F-35 스텔스 전투기가 언급되지 않은 것에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약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새롭게 선보일 영화 '탑건2'는 드론 기술과 5세대 전투기, 공중전 시대의 종결 등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편의 감독 토니 스콧이 사망했기 때문에 영화 ‘오블리비언’에서 톰 크루즈와 호흡을 맞췄던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영화 '탑건2'는 오는 2019년 7월 12일 개봉할 예정이다.

chu@fnnews.com 추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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