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동물인 고양이는 장소가 바뀌면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특히 집안에서만 평생 살아온 고양이들은 외부에 나가면 바뀐 환경에 큰 스트레스를 받거나 오랫동안 방치되면 적응하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26일(현지시간) 한 외신에 따르면 집밖에 한번도 나가보지 못한 카나다의 집고양이 릴리가 외출한 뒤 겁에 질린채 자동차 범퍼속에 숨어 하루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릴리는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겼다고 외신은 전했다.
현재 18개월 된 릴리는 지난 22일 오전 5시에 집밖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가족들은 잠옷바람으로 온 동네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으나 릴리를 찾을 수 없었다.
루카와 알렉산드라는 동네에 릴리의 전단지를 뿌리고 소셜미디어에 실종 사실을 알리는 글을 게재하는 등 릴리를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 했다.
루카는 "릴리를 찾으러 뛰어다녀 양발에 물집이 잡혔다. 말그대로 하루종일 릴리를 찾으러 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오후 7시 됐을때 루카는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았다. 전화를 건 남성은 "고양이를 찾으셨나요? 버나비의 동물보호단체에 고양이를 넘겨줬습니다"라고 말했다.
버나비는 루카가 사는 동네와 멀리 떨어진 곳이기 때문에 루카씨는 남성이 지목한 고양이가 릴리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남성이 발견한 고양이는 릴리였다.
코리라는 이름의 남성은 "릴리가 내 자동차 범퍼 안에 들어갔던 것 같다. 버나비에 도착했을 때 범퍼 사이에서 꼬리가 삐져나온 것을 보고 고양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동물보호단체는 릴리의 어깨에 심어진 마이크로칩 덕분에 릴리가 루카의 잃어버린 고양이라는 사실을 추적할 수 있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실종 당일 릴리는 자동차 범퍼속에서 12시간이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루카는 "코리가 밴쿠버까지 갔다가 버나비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릴리에게 다시 밖에 나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분명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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