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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2018] '독일 격침’ 16강보다 빛난 경기… 새로운 희망을 쏘다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8 17:30

수정 2018.06.28 21:04

세계 1위 독일 2대0 격파 1승2패… 16강 진출엔 실패
1·2차 연패 분노했던 팬들 기뻐하며 "진작에" 아쉬움
전문가들 새판짜기 필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예상을 깨고 2대 0으로 승리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서로 얼싸안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예상을 깨고 2대 0으로 승리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서로 얼싸안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은 둥글다. 이 불변의 진리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증명해냈다.

축구대표팀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독일을 2-0으로 무너뜨리는 파란을 일으켰다. 예선 전적 1승2패 승점 3으로 당초 목표로 내걸었던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전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린 이날 경기로 초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이로써 차갑게 식었던 국내 축구팬들의 열정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외국 베팅업체들은 한국이 2-0으로 이길 가능성보다 독일이 7-0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상하는 등 독일의 낙승을 전망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과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영권, 손흥민의 연속 득점으로 2-0의 예상밖 승리를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경기 결과로 독일은 2개 대회 연속우승의 꿈이 물거품된 것은 물론, 1938년 이후 80년 만에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1, 2차전에서 스웨덴, 멕시코에 연달아 패해 분노했던 팬들의 마음도 이날 승리로 어느 정도 수그러들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한 팬은 '모의고사, 수학능력시험 차례로 망치고 나서 사법고시를 붙은 격'이라고 이번 한국 대표팀의 독일전 승리를 촌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 최강 독일을 꺾고도 16강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아쉽다는 의견이 많다. 한 축구팬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독일을 꺾어 이번 대회를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의 줄임말)'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1, 2차전부터 진작에 잘 싸웠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차군단' 독일을 물리친 것은 틀림없는 경사지만 마냥 좋아하고 있을 때만은 아니라는 냉철한 지적도 줄을 이었다.
4년 후인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예선탈락하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건 물론이고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무대 진출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한국 축구의 새판짜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가까이는 8월 아시안게임과 2019년 1월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월드컵을 러시아 현지에서 지켜본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이번 대표팀이 '독일 격침'이라는 한국 축구 역사에서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해냈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한국 축구가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하고 잘 할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 모든 지도자와 선수들이 한마음이 돼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을지 지금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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