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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LG 구광모號 출범.. 새 재벌시대 기대

4세 승계는 이번이 처음 능력으로 실력 인정받길
재계 서열 4위 LG그룹이 구광모 시대를 맞았다. 한국 주요 재벌 가운데 4세대 총수는 LG가 처음이다. 지주사인 ㈜LG는 29일 임시주총과 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구광모 LG전자 상무(40)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뽑았다. 구 회장은 선대 회장인 구인회·구자경·구본무의 뒤를 이어 거대 LG호를 이끌게 됐다.

종래 LG는 경영권 승계에서 늘 모범을 보였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구본준 부회장(67)은 조카(구광모)를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그 대신 시장에선 일부 계열사 분리가 있을 것으로 본다. 외환위기 뒤 LG가 지주사로 전환할 때 잡음이 들리지 않았다. 이번에도 순조로운 계열사 교통정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구광모 회장의 책상 위엔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는 지난 13년간 경영수업을 받았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기간이다. 지금껏 그는 구본무라는 거인의 울타리 안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보호막은 사라졌다. 회장에 취임한 순간부터 LG 경영실적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주력사인 LG전자는 휴대폰사업이 부진하고,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이 예전만 못하다. 마침 이날 ㈜LG는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구 회장의 인사 첫 작품으로 주목된다.

향후 지분승계 절차는 유리알처럼 투명해야 한다. 현재 구 회장이 가진 ㈜LG 지분은 6.24%로 3대 주주다. 여기에 최근 별세한 부친 구본무 회장 지분(11.28%)을 합치면 1대 주주가 된다. 과거 여러 재벌이 불투명한 승계절차로 도마에 올랐다. 그 바람에 재벌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졌다. 젊은 세대인 구 회장이 선도적인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도 깊이 고민할 때가 됐다. 최근 SK그룹 최태원 회장(58)은 "더 많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면 (기업의) 경제적 가치가 일부 훼손돼도 좋다"고까지 했다. 누가 뭐래도 기업의 존재이유는 이윤을 내고 그 이윤을 투자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데 있다. 이런 기업은 좋은 기업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하면 존경받는 기업이다.
재벌 4세 경영은 LG가 처음이다. 온 국민의 시선이 구광모 회장에 쏠려 있다. 구 회장이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재벌 시대를 열어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