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 4대 지자체 22조 금고유치전 돌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5 17:25

수정 2018.07.07 22:37

인천·세종·전북·제주 등 새 금고지기 선정 돌입
은행, 담당인력 확충·TF 구성
우대금리 비롯 특혜 제공 "일반고객 차별" 목소리도
은행, 4대 지자체 22조 금고유치전 돌입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서울시에 이어 인천광역시 등 4개 주요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총 21조8000억원을 관리하는 금고 유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각 은행들이 저마다 금고유치를 위한 각축전을 예고하면서 기존 금고지기가 바뀔지 주목된다. 이 과정에서 과열 경쟁으로 일반 고객보다 높은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상대적인 차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부터 인천을 비롯 세종특별자치시, 전라북도, 제주특별자치도 등 총 4곳의 지자체가 기간 만료에 따라 새 금고지기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 이들이 관리하는 예산은 21조 8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가장 주목되는 곳은 예산규모가 8조원 이상인 인천광역시다. 현재 인천시 1금고는 신한은행이, 2금고는 NH농협은행이 맡고 있는데, 7월 말에 향후 2022년까지 인천시 예산을 관리할 차기 시금고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을 공고할 예정이다. 입찰에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을 비롯, 4년 전 도전했던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최근 청라국제도시에 하나금융센터를 세워 다크호스로 떠오른 KEB하나은행, 그리고 IBK기업은행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의 경우 관리예산은 1조원 정도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진 않지만, 국가 기관들이 밀집해있고 공무원 등 우량고객이 많아 은행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4년 전 금고 수성에 실패했던 우리은행이 다시금 금고탈환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현재 1금고는 농협은행이, 2금고는 하나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제주와 전북에선 농협은행의 아성이 계속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제주의 경우 지난 15년간 농협은행이 1금고지기 역할을 지속해 기반을 다져온 만큼, 그 벽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리예산이 6조 4000억원에 달하는 전북도 농협은행과 전북은행이 각각 1, 2금고지기로 유력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최근 전북 군산시의 금고지기가 예상을 깨고 농협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 바뀜에 따라 전북 금고지기 선정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도라는 특성과 사회적 기여도를 앞세운 농협은행과 지역 대표은행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만, 일련의 변화들을 볼 때 타 은행이 선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각 은행들은 금고은행 선정 작업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거나 기관영업을 담당하는 부서인력을 계속 충원하고 있다. 유치전에 성공할 경우 기관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고, 소속 구성원을 단번에 우량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자체와 같은 대형기관의 예산은 수 천억원에서 수 조원 규모로 수시로 입·출금이 일어나도 하루 평균 잔액이 상당하다"며 "은행 입장에선 유동성 마련에 도움이 되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치전 과정에서 은행 간 과당경쟁이 일반고객들의 상대적인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은 대형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사전에 대규모 출연금을 제시하고, 유치 후 해당 기관 고객들에게는 우대금리 등 특별한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 고객들이 일정 정도의 기준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금융혜택도 해당 기관의 고객들은 보다 수월하게 받는 경우도 많다"며 "일반 고객들에게서는 예대마진이나 수수료 등으로 큰 수익을 벌어들이지만, 그것을 가지고 대형기관 영업에 지나칠 정도로 몰두하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