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 사람]

'스물셋, 죽기로 결심하다' 저자 조은수 여행작가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이 나에겐 여행의 동력이 됐다. 꼭 여행이 아니어도 된다. 주체적인 삶을 살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방황하는 자신을 되잡으려 여행을 떠났다.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 그들의 모습은 어떤지가 궁금해 무작정 편도티켓 한 장을 끊고 아프리카로 떠났다. 길었던 머리도 사내아이처럼 짧게 잘랐다. 그렇게 1년이 가까운 시간 계속된 여행은 또 다른 도전을 위한 시작이 됐다.

'스물 셋, 죽기로 결심하다'의 작가 조은수씨( 사진)의 삶은 19살 시절 오빠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줄곧 존재에 대한 물음과 함께였다. 대학에 입학한 뒤 누구보다 밝았던 그의 모습 뒤에는 삶에 대한 궁금증이 항상 자리하고 있었다. 이내 그는 그 답을 타인의 삶에서 찾기로 결심했다. 아프리카로 떠나게 된 계기였다.

조씨는 10개월간 수단과 에티오피아, 케냐, 마다가스카르, 우간다, 르완다, 탄자니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8개국을 여행했다.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사기꾼을 만나기도 했고, 흡혈벌레에 물려 상처가 곪아 터지기도 했다. 너무 고통스러워 엉엉 울기도 했고,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해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움으로 가득했던 여행은 그가 원했던 것처럼 그들의 삶 속에서 본인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생계 유지만을 위한 에티오피아 소수 민족의 '단순한 삶'을 함께했고, 여성할례(종교적 이유로 여성의 성기 일부를 제거하는 것)가 행해지고 있는 마사이족의 여성어린이 구조활동에도 힘을 보탰다. 광활한 아프리카 초원을 달리기도 했고, 더러운 나일강 속을 헤엄치기도 했다. 이 과정들을 통해 그동안의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됐다고 그는 말한다.

'자신을 찾아 떠난 여행'을 글로 옮기게 된 건 사소한 계기에서였다. 누군가 그의 탐험기를 블로그에 글로 남기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여행에서 겪은 내용들을 가감없이, 그리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80만이 넘는 방문자가 그의 블로그를 찾았고, 책을 내보지 않겠느냐는 출판사의 연락도 왔다. 그의 아프리카 탐험기 '스물 셋, 죽기로 결심하다'는 그렇게 탄생했다.

요즘 그는 또 다른 탐험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스웨덴 북극권 라플란드 지방에 위치한 '왕의 길' 쿵스레덴 440km 도보 횡단기다. 쿵스레덴은 '유럽의 마지막 남은 야생'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그 아름다움에 대한 명성은 널리 퍼져있지만 한국에선 쿵스레덴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조씨는 다시 한 번 '혈혈단신' 떠난 쿵스레덴 탐험기를 통해 쿵스레덴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고 있다.

극한의 여정을 통해 자신을 찾아 나섰던 그이지만, 그는 자신을 돌아보는 방법에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저처럼 오랜 여행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것만이 정답이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학업을 하면서, 또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라도 나를 찾아가는 시간을 꼭 가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