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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길 22km를 걸어다닌 청년의 사연

추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0 11:14

수정 2018.07.20 11:17


이삿짐센터 사장에게 차를 선물받는 월터 칼 [사진=고펀드미 유튜브 캡처]
이삿짐센터 사장에게 차를 선물받는 월터 칼 [사진=고펀드미 유튜브 캡처]

출근 전날, 낡은 자동차가 고장이 나 2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서 출근한 청년의 사연을 미국 앨라배마 주 지역 매체인 알닷컴이 소개했다.

지난 7월 초, 올해 스무 살의 청년 월터 칼은 이삿짐센터에 취직이 된 후 첫 출근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출근 전 날, 낡은 자동차가 고장이 나버리는 바람에 출퇴근이 곤란해졌다.

차를 고칠 여유도, 집과 회사를 왕복하는 대중교통도 마땅치 않았던 그는 고교 시절 크로스컨트리 선수 시절의 경험을 생각해 22km 남짓한 길을 걸어서 출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는 자정 무렵 집을 나서서 길을 걸었다. 새벽 4시쯤 홀로 도로변을 걷고 있는 청년을 발견한 경찰은 그를 의심해 불심 검문을 했고 그의 사연을 들은 경찰은 아침 식사를 사준 후 이사 장소로 그를 태워다 주었다.


아침 6시가 다 된 이른 시각에 이삿짐 센터 직원이 와 부지런히 이삿짐을 싸는 모습을 의아하게 생각한 이사 의뢰인인 라미씨 부부는 월터 칼의 사연을 들었다.

월터 칼은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집을 잃고 가족 모두가 앨라배마로 이주해 온 이재민 출신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직장이 필요했던 그는 이삿짐 센터 일이 간절히 필요했던 것.

칼의 사연은 이삿짐센터 사장에게도 전해졌다. 며칠 뒤, 사장은 자신의 자동차 열쇠를 칼에게 전해 주면서 "함께 일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라미씨 부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 칼의 사연을 올려 모금을 진행했다.
모금은 일주일 만에 7만1000달러(약 8000만원)를 넘었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월터 칼은 알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단지 출근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걸었을 뿐인데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용기를 줬다.
그들의 지원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살겠다"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chu@fnnews.com 추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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