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빼든 금융당국..신한 마이카 시장 70% 차지, 후발 은행들 사활 건 영업전
캐피털, 중고차·저신용 공략..美서도 다양한 규제책 나와
캐피털, 중고차·저신용 공략..美서도 다양한 규제책 나와
금융당국이 '잘나가던' 은행권의 자동차대출 시장 점검에 나서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검사 결과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사례가 확인될 경우 철퇴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절대강자' 신한은행 시장 70% 차지
최근 대출규제와 저금리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에 자동차대출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특히 20~30대의 신차 수요와 모바일뱅킹 활성화 등 접점이 생기면서 영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으며, 연말까지 5개월간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자동차대출 시장에서 은행권의 강자는 신한은행이다.
나머지 은행들 역시 KB국민은행은 매직카 대출, 하나은행은 1Q오토론, 우리은행은 위비 모바일 오토론, NH농협은행은 NH간편오토론 등의 이름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후발주자들이 영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다 보니 실무자들로선 영업에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원이 지점에서 차(車)도 팔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자조 섞인 반응을 보였다.
지주사 전체로 봤을 때 '조삼모사'라는 지적도 있다. 계열사인 캐피털의 밥그릇을 결국 은행이 가져가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자동차대출 시장의 80%를 캐피털사가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은행권의 성장세가 가팔라 캐피털사들은 중고차, 저신용자들을 공략하는 등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美는 리스크 가시화…판매 규제 나서
최근 미국에서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의 자동차대출 부실 위험이 가시화되면서 다양한 규제책이 나오고 있다.
여신금융협회가 최근 발간한 '미국 금융기관의 오토론 대출행태 동향 및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 만기를 늘려 월별 상환금액을 낮추는 등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나오고 있다.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익스페리안에 따르면 통상 미국 금융사들이 많이 취급하는 자동차대출은 만기가 5년(60개월)인데 올해 1·4분기에는 평균 대출 만기가 69개월을 넘어갔다. 특히 올 상반기에 신규 판매된 자동차대출의 30% 평균 대출만기는 73~84개월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새로 출시된 자동차에 자율주행과 안전성 강화장치 등이 추가되면서 차 값이 비싸진 탓이다.
미국 금융기관들은 비우량 차입자에 대한 자동차대출도 줄이고 있다. 대출 만기가 긴 차입자일수록 신용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무디스가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 만기가 장기인 차입자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725점으로 대출 만기가 단기인 차입자들의 평균 신용점수 760점보다 낮았다. 또 2015년 판매된 자동차대출 중 대출 만기가 짧은 경우에는 지난해 1·4분기 말까지의 누적 순손실률이 0.28%였으나 대출 만기가 5년 이상인 경우 누적 순손실률이 1.29%로 4배가량 상승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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