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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져버린 'FANG' 신화, 다른 주식처럼 옥석가려야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AFP연합뉴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AFP연합뉴스
지난해부터 미국 증시의 핵심 동력이었던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주식들이 26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이후 극명한 등락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주 열풍에 FANG은 '사놓으면 오른다'고 믿었던 투자자들은 FANG 주식 역시 보통 주식과 다를 바 없을 뿐더러 오히려 일반 기업들보다 실적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 페이스북 주식은 176.26달러로 마감돼 전날보다 18.96% 폭락했다. 이날 페이스북의 급락으로 인해 같은 FANG 주식인 아마존의 주가도 2.98% 하락했으며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넷플릭스의 주가는 각각 0.75%, 0.06% 상승했다.

■ 페이스북 주주들, 실망·불안에 '패닉셀'
FANG의 주가는 2·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25일까지만 하더라도 투자자들의 기대에 힘입어 상승세를 기록했다. 페이스북의 주가 이날 마감기준으로 연초대비 23% 오른 상태였다. 그러나 장 마감 이후 공개된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페이스북의 지난 2·4분기 순이익은 5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늘었지만 매출은 같은 기간 42% 늘어난 132억3000만달러를 기록, 시장전망치(134억달러)를 밑돌았다. 페이스북의 일일 이용자 증가율 또한 연간 11%로 시장전망치(13%)에 미치지 못했다. 유럽의 경우 현지 정보보호법 강화로 오히려 일일 이용자 숫자가 줄었다. 이 와중에 데이비드 위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오는 3·4분기 분기별 매출 증가율이 1자리 숫자로 떨어질 수 있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페이스북 주가는 26일 장이 열리자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이날 하루 동안 사라진 시가총액은 1197억달러(약 133조원)로 미 증시 역사상 하루만에 1000억달러 이상이 증발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하루만에 159억달러를 잃어 세계 부자순위 6위로 3계단 밀려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폭락으로 IT 주가의 안정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산산조각났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FANG 주식이 최근 몇년간 증시에서 경제 상황에 굴하지 않고 성과를 내는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종목이었지만 이제는 그 믿음이 깨졌다고 진단했다.

■실력 갖춘 아마존은 역대급 성과
다만 모든 FANG 기업들의 전망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아마존은 26일 실적발표에서 지난 2·4분기 매출이 529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전망치(534억달러)보다 낮은 숫자지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25억3000만달러(약 2조8260억원)로 12배 증가해 3개 분기 연속 10억달러를 넘겼다. 주당 순이익도 5.07달러로 시장 전망치(2.50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날 2.98% 떨어졌던 주가는 장외 거래에서 3.2% 상승했다.

순이익 증가는 원가절감과 신사업 확대 덕분이었다. 아마존의 영입이익률은 2·4분기에 5.6%로 전분기(3.8%)보다 급증해 약 10년만에 가장 높았다. 브라이언 올사프스키 아마존 CFO는 재정의 기강을 잡으면서 서비스 사업을 키운 것이 기업의 수익성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클라우드 사업과 광고가 이익 증대에 크게 공헌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2·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61억9000만달러에 이르렀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같은 FANG 기업들의 성과가 극명하게 달라지면서 보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미 시장조사기관 데이터트랙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FANG이라는 것은 그저 귀에 잘 들어오는 명칭일 뿐"이라며 FANG의 인기가 과장됐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 투자사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조지 퍼크스 전략가는 "사람들이 거대 실리콘밸리 기업에다가 빠르게 성장한다는 흔치않은 공통점때문에 FANG 기업들에 집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