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모두 경기침체 전조는 아냐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의 역전을 경기침체의 전조로 간주하는 시장의 일반적 인식은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익률 곡선의 역전은 단기 채권 수익률이 장기 채권 수익률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7월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장·단기 국채 수익률 격차는 최근 11년래 최소로 좁혀지며 미국 경제가 침체를 향해 다가가는 것일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지난 50년간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이 10년물 수익률 보다 높아지는 수익률 역전 현상이 발생했을 때마다 매번 경기침체가 뒤따랐다.
그러나 크레디트스위스가 새로 공개한 데이터는 국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더라도 증시는 수개월간 상승세를 이어간 사례가 자주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1978년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 발생 후 18개월간 약 16% 상승했다. 조사 대상 기간을 확대해도 추세는 마찬가지로 확인됐다. 증시는 장·단기 수익률 역전 뒤 24개월간 평균 14% 올랐고 30개월간 지수 상승률은 9.5%로 밝혀졌다.
WSJ은 이 같은 패턴은 현재 9년째 이어지고 있는 증시의 강세장이 탄력성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통적 견해에 의하면 채권 장기물 수익률은 경제 성장세가 강력할 때 상승하며 단기물 수익률은 통화정책이 긴축 궤도를 밟을 때 오르게 된다. 따라서 장·단기 수익률 격차가 좁혀지면 경제 확장 국면이 끝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그러나 여러 분석가들은 최근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진 것은 대부분 통화정책과 지속적 성장의 결과며 경기 확장세 둔화가 임박했다는 두려움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누빈(Nuveen)의 수석 투자 전략가 브라이언 닉은 WSJ에 “채권시장은 아직 황색 또는 적색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미국 경제는 상당히 잘 성장하고 있다는 견해가 지금으로서는 우세하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방침에 편승해 최근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반면 10년 만기 국채는 해외 수요와 무역전쟁 우려로 가격이 상승하며 수익률이 하락했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분석가들은 전통적으로 수익률 곡선 역전과 동반하는 경제에서의 균열은 아직 목격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경기침체는 단지 수익률 곡선의 역전뿐 아니라 고용 창출과 기업 수익의 두드러진 악화라는 다른 요인들이 함께 나타났을 때 찾아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고용 시장과 기업 수익 악화 신호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의 고용 성장세는 여전히 강력하며 실업률은 거의 20년 최저 수준이다. S&P500기업들의 2·4분기 수익은 전년비 20% 성장이 예상된다.
평평해진 수익률이 설사 급격한 경제 성장 둔화에서 비롯됐다고 하더라도 역사는 9년간 지속된 증시 강세장이 흔들리려면 앞으로 몇 개월 소요될 것임을 시사한다. 2005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고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로 침체에 빠져들기 까지는 24개월 걸렸다고 크레디트스위스는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