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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톡]中 스타벅스의 커피배달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2 17:16

수정 2018.08.02 17:16

중국 광저우의 스타벅스 매장. 연합뉴스
중국 광저우의 스타벅스 매장. 연합뉴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스타벅스가 중국시장에서 커피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실상 본격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치겠다는 신호다.

다음 달부터 베이징과 상하이 150개 매장에서 배달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어서 연말까지 30개 도시 2000개 지점으로 배달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스타벅스가 중국 내 배달서비스를 한다는 건 이례적이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마시는 것 외에도 프리미엄 소비 만족과 매장 내 이색체험 그리고 스타벅스 환경에서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 자신의 자족감 같은 요소들이 경쟁력이다.
따라서 배달서비스가 충족시킬 수 없는 요소들이다. 그럼에도 스타벅스가 배달서비스를 받아들인 데는 미국 본사의 표준화 모델이 따라잡을 수 없는 중국 커피시장의 대변화가 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일찍이 차문화가 발달했다. 그러나 커피시장도 최근 들어 급팽창하고 있다. 최근 4년간 커피 소비량이 3배로 급증한 것이다. 시장이 확장되면서 중국 내 토종 경쟁사들도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들 토종 군소업체들이 내세운 건 값싼 배달과 온라인 주문 및 대폭 가격할인과 같은 마케팅기법이다. 이런 수단으로 급성장한 게 바로 루이싱커피다.

물론 스타박스는 프리미엄 브랜드 파워 면에서 막강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기존 경영원칙을 유지할 수도 있다. 문제는 스타벅스의 향후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중국의 커피배달 서비스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점이다.

스타벅스는 최근 상하이에서 향후 5년간 중국 내에서 매년 600개의 점포를 늘려가겠다는 성장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오는 2022년 9월까지 5개 회계연도 기간에 점포 수를 현재의 3300개에서 6000개로 늘리고, 입점도시도 141개에서 23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매장 규모만 늘리는 게 아니다. 2022년 영업수익을 2017년의 3배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스타벅스의 딜레마가 시작된다. 감성문화를 누리는 오프라인 매장 내 커피 판매만으로는 지점당 경쟁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중국인들에게 일상이 된 커피배달 서비스를 도입해야 각 지점의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중국시장에서 최근 분기에 전체 매출은 증가한 반면 소매업체의 중요한 척도인 동일매장 매출이 2% 줄었다. 1년 전에는 7%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하게 감소한 것이다.
스타벅스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커피배달이라는 현지화를 잘 조화시키는 게 앞으로 남은 숙제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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