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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톡]줄어드는 ‘대만의 친구들’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3 16:11

수정 2018.08.23 16:11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대만의 수교국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말까지 추가로 3개국이 단교를 선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는 중국 정부가 기존의 대만 수교국을 압박해 단교를 요구할 것이란 점이다.

대만의 수교국 감소는 냉혹한 파워외교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세계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막강한 자금지원을 앞세워 대만의 기존 수교국들을 자국의 수교국가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러면서 대만과 단교를 종용해 결과적으로 대만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대만과 오랜 수교를 맺어온 국가들도 실리외교를 추구할 수밖에 없어 중국이 내미는 달콤한 사탕과 무언의 압력 앞에서 대만과 단교를 선언하는 추세다.

실제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 독립성향의 차이잉원 총통 취임 뒤 대만은 2년 새 상투메 프린시페,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엘살바도르 등 5개국과 단교했다.

최근 단교를 선언한 엘살바도르는 중국이 해당 국가의 항구 독점경영권으로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 주변 자유경제특구 개발비용 230억달러, 매년 유지비 2500만달러를 비롯해 적잖은 선거경비 등을 제공해 성사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실리외교를 추구하며 대만과 인연을 한칼에 끊고 중국의 영역에 포섭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대만과 국교를 유지할 경우 오히려 중국의 거센 보복을 당할 것을 감내하면서 대만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곳도 있다.

아프리카 에스와티니 왕국(옛 스와질란드)은 중국과 국교관계를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공을 들이고 있는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국교를 유지하는 국가로 남게 됐다. 음그와그와 가메드제 에스와티니 외무장관은 해외언론을 통해 "중국과 관계 변화를 추진하는 데 관심없다"며 "대만과 50년 넘게 국교를 맺은 우리가 그들을 버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심리전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남태평양 섬나라 팔라우는 대만과 국교를 유지하는 대신 중국으로부터 혹독한 보복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자국인 관광객의 팔라우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며 대만과 단교할 것을 요구했으나, 팔라우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결국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을 중단시키면서 이 지역 관광산업이 초토화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은 "중국의 투자와 관광은 환영하지만, 우리 정부의 원칙과 민주적 이상은 대만과 더욱 가깝다"며 대만과 수교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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