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가뭄 대비 수자원 확보… ‘지하수’가 답!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8 17:21

수정 2018.08.28 17:21

각광받는 대안 ‘지하수’ 증발손실 적고 일정수량 유지
농어촌公, 1382공 관정 관리 하루 39만t 농업용수 공급
땅 밑으로 관정을 뚫어 지하수를 개발하고 있는 모습.
땅 밑으로 관정을 뚫어 지하수를 개발하고 있는 모습.


기상 이변으로 인해 가뭄이 심화되면서 효과적인 수자원 확보 방안으로 지하수가 급부상하고 있다. 관정(우물), 지하댐 등으로 개발한 지하수를 저수지, 하천 등 지표수와 연계해 통합 관리하는 방안이다. 지하수는 증발로 인한 손실이 적고, 가뭄에도 비교적 일정한 수량을 유지한다. 최근 10여년간 거의 매년 발생될 정도로 일상화된 가뭄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가뭄 대비 수자원 확보… ‘지하수’가 답!


■수자원 확보 대안으로 떠오른 지하수

28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농어촌용수를 관리하는 공사는 전국에 총 1382공의 농업용 관정을 관리한다. 이를 통해 하루 약 39만 t의 농업용수를 가뭄에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농업용수의 96%를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는 제주 지역에는 '제주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사는 기존 관정 단위의 소규모 급수 체계를 연계·확장해 여유 수량을 물 부족 지역에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더욱 안정적인 물 공급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4년까지 관정 58개, 저수조 54개소, 관로 470㎞ 등을 설치한다.

대표적 시설인 지하댐은 땅 속에 물막이 벽을 세우고 지하수 수위를 상승시켜 대용량의 수자원을 확보하는 시설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지하수는 집수정(물을 모으는 큰 우물)을 통해 직접 활용하거나 인근의 저수지 등에 끌어담는다. 현재 국내에 있는 지하댐은 총 6개소가 있다. 하루 14만5000㎥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공사는 이중 농업용수로 활용되는 지하댐 5곳을 관리한다.

지하댐의 효과는 이미 검증됐다. 올해 폭염과 가뭄으로 충남 공주의 동천 취입보(하천을 막아 수량을 확보한 시설)내 유구천은 바닥을 드러내 용수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 지역의 옥성지하댐은 마르지 않아 인근 지역에 하루 2만7900㎥의 농업용수를 원활히 공급 중이다.

경북 포항의 남송 지하댐, 경북 상주의 이안 지하댐, 전북 정읍의 고천 지하댐도 각각 인근 농경지에 필요한 용수의 45%, 42%, 29%를 공급하면서 가뭄 해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소규모 섬 '지하 저류지' 주목

지하수를 확보하는 또다른 방안은 지하저류지다. 지하저류지는 비가 올 때 저장되지 못하고, 계곡에 흐르는 물을 끌어들여 지하에 설치한 소규모 모래 저장댐에 모아 활용하는 시설이다. 모래 저장댐은 커다란 콘크리트 그릇 형태로 모래가 담겨 있어 물을 함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시설 설치비와 관리비가 저렴해 경관을 해치지 않고, 자연 필터 작용으로 깨끗하게 물을 저장할 수 있어 가뭄시 식수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하저류지는 지형 특성상 수리시설 설치가 어려워 강우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섬 지역에 적합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규모 섬은 상수도 공급이 어렵고,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대수층(지하수가 있는 지층)이 발달되지 않아 저수지, 관정 등 기존의 물 확보시설을 설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하저류지는 공사가 아이디어를 제공해 지난 2013년 공무원 연구모임에서 최우수 연구 성과로 선정된 바 있다. 소규모 섬이 많은 전남도는 지난 2017년 수립한 지하수관리계획에 지하저류지 설치를 반영, 사업 추진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땅속 수자원 지도' 등 수량·수질 정보 제공

공사는 전국의 지하수 현황을 다각도로 조사·분석, '땅속 수자원 지도'를 만들어 제공한다. 보이지 않는 지하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가뭄 시 관리대책을 수립하는데 활용하기 위해서다.

또 '농촌지하수관리' 사업을 추진해 지하수 개발과 이용실태, 오염원, 수질을 지역별로 조사해 고갈과 오염을 예방하는 관리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해안과 섬 지역 농경지에서는 '해수침투조사'를 실시해 염해를 예방하기 위한 지하수 자동관측망을 설치하고 모니터링 중이다.


아울러 지역별로 지하수개발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 땅속 수자원 지도인 '수맥도'를 작성하고, 가뭄 발생 시 효율적인 지하수개발이 가능하도록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농촌지하수관리 사업은 245지구, 해수침투조사는 388개소, 수맥조사는 14만㏊를 완료했다.
공사는 지하수 정보와 지도서비스를 농어촌지하수넷 등을 통해 제공한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