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한달여 앞둔 브렉시트 협상, 극한 대립에 좌초하나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잠정적인 마감시한을 한달여 앞두고 다시금 좌초 위기에 몰렸다. 약 2년동안 협상을 이어온 양측이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합의 없는 브렉시트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U "영국 제안에 강력하게 반대"
미셸 바니에르 EU 브렉시트 협상 대표는 2일(현지시간)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FAZ)과 인터뷰에서 영국이 제시한 브렉시트 협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이 지난 7월에 마련한 협상안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우리는 국경에 대한 통제와 그에 따른 수입을 제 3국에 포기할 수 없다. 이는 불법이다"고 강조했다. 바니에르 대표는 "영국에게 선택권이 있다. 그들은 노르웨이처럼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EU 단일 시장에 남을 수도 있다"며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관련 규정과 유럽의 결속을 위한 기여를 함께 이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7월 EU와 완전한 결별을 요구하는 강경파를 물리치고 EU와 협조를 지향하는 협상안을 만들었다. 메이 총리는 협상안을 통해 EU와 상품교역에서 공동규정을 준수하되 서비스 교역에서 독자적인 협정을 맺고 영국과 EU에 들어오는 수입품에 최종 목적지에 따라 독자적인 관세를 매기자고 제안했다. 바니에르 대표는 이에 대해 "예를 들어 휴대폰 가치의 40~60%는 서비스에서 나온다"며 상품과 서비스를 따로 따지자는 영국의 제안이 궤변이라고 평가했다.
■시간 촉박한 영국 "타협 없다"
전날 메이 총리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낸 기고문에서 "브렉시트 협상안에 대해 타협하도록 떠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자신이 제안한 협상안이 "영국에게 좋은 협상"이라며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2번째 국민투표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상황은 메이 총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3월 EU에 정식으로 탈퇴 신청서를 보낸 영국은 내년 3월 29일 자동탈퇴에 앞서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양측은 각국의 의회 비준 등을 고려해 오는 10월 18일 열리는 EU 정상회의까지 구체적인 합의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바니에르 대표는 FAZ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협상은 비준 문제를 따졌을 때 늦어도 반드시 11월 중순까지는 마무리 되야 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시간이 아니라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걱정은 영국 안에서도 불어나고 있다. 지난 7월 메이 총리에게 밀려난 강경파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2일 역시 텔레그래프에 기고문을 보내 메이 총리가 협상에서 "패배 직전에 있다"고 비난했다. 존슨 전 장관과 함께 사임한 데이비드 데이비스 전 브렉시트 장관도 같은날 BBC에 출연해 메이 총리가 협상에 성공하려면 더 많은 양보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