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中증시, 내국인 떠난 자리 외국인이 올라탄다
내국인, 정부 부채축소정책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 우려
여전히 관망세 유지하는 중.. 외국인은 갈수록 낙관 홍콩증시 통해 자금 몰려
중국 증시에서 이례적으로 외국인들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 무역전쟁, 당국의 신용억제 등으로 중국 투자자들이 위축된 가운데 외국인들은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외국인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자국 증시에 비관적으로 변한 중국인들과 달리 점점 더 낙관을 갖게 된 외국인들은 홍콩 증시를 통해 중국 주식에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 "미 헤지펀드, 매수기회 탐색중"
이는 지표로 확인된다. 상하이 지수가 올들어 16% 폭락하면서 세계 최악의 증시 가운데 하나가 됐고, 이때문에 중국 투자자들이 위축돼 거래물량은 크게 줄었다. 지난주 상하이 증시의 거래물량은 2016년 1월 중국 증시가 이례적인 폭락세를 기록하던 당시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반면 홍콩을 거친 외국인들의 자금유입은 급격히 늘고 있다. 1월 51억6000만달러를 기록한 뒤 2월 3억9000만달러가 순유출되며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이후 유입세에 재시동이 걸리며 5월에는 74억8000만달러가 중국 증시로 쏟아져들어갔다.
6월과 7월 각각 41억9000만달러가 유입됐고, 8월에는 28일 현재 외국인들의 매입규모가 42억7000만달러에 이른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몰린 외국인 자금은 올들어 310억달러를 넘는다.
덕분에 외국인들의 중국 주식 소유 비중은 연초 전체 시장의 3.5%에서 지금은 5%로 늘었다.
전체 시장규모 7조4000억달러에 비해 외국인 신규유입자금 310억달러는 초라해보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유입액 293억달러를 벌써 넘어선 규모다.
홍콩 골드만삭스의 중국 주식 수석전략가인 라우 킨저는 "시장의 활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투자자들에 비해 중국 주식을 더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미국 헤지펀드들이 중국 주식 매수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시장 지표 가운데 하나인 주가수익배율(PER)은 중국 증시가 저평가됐음을 보여준다.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PER이 18배인 반면 상하이 증시의 PER 평균은 10.4배에 불과하다.
■ 내국인은 여전히 관망세
외국인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관심을 기울이는 반면 내국인 투자자들은 정부의 부채축소 드라이브, 미국과 무역전쟁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4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통신기업 ZTE 판매금지 조처로 미국의 영향력이 얼마나 막대한지를 실감했고,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도 점증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정부의 대출억제, 부채 축소 정책은 경제전반의 성장 둔화 우려를 높이고, 그동안 증시 성장의 바탕이 됐던 은행들의 주식투자상품 판매 위축을 불러 내국인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멀어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때문에 여전히 선진국 기준으로는 높은 수준인 연 6%가 넘는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내국인들은 관망세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외국인 유입은 지난주를 기점으로 또 한 번 큰 폭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지수제공업체인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신흥시장지수에서 중국 주식 비중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지수흐름을 좇는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수동형 펀드들은 이로 인해 지난 5월 처음으로 편입된 230여개 중국 기업들 주식 비중을 자동적으로 늘려야만 한다. 외국인들의 중국 주식 매입 확대는 지난 수년간에 걸친 잇단 중국 경제에 대한 경고가 이제는 약발이 다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중국 투자자들은 여전히 관망세라고 WSJ은 전했다. 특히 이들은 예전과 달리 정부가 대출을 확대하고, 인프라 투자를 늘린다고 해도 경제 성장률을 이전처럼 큰 폭으로 끌어올리지 못할 것임을 인식하고 있다. 예전과 달리 이제 중국 경제의 부채 규모는 심각한 수준이어서 더 이상 빚을 통해서는 지속적인 발전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수저우의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인 덩 웬위안은 "중국 경제의 차입이 이미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2008년 같은 대규모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다시 불러 올 수는 없다"면서 이제는 정부가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성장 발판을 재구축할 때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