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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 전기자동차에 필수적인 인조흑연 원료, 석유계 피치 첫 국내 생산 길 열린다

조석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4 13:12

수정 2018.09.04 13:12

한국화학연구원,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인조흑연 원료인 피치 제조 저가 공정 개발해 기술이전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산업선도연구단 임지선 박사 연구팀은 스마트폰, PC, 전기자동차 등에 필수적인 인조흑연의 원료 ‘피치’를 석유 잔사유로부터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해 ㈜동양환경에 기술이전했다.

인조흑연은 우수한 전기 및 열 전도성을 가지고 있어 스마트폰, TV, PC의 2차전지 음극재, 방열부품 등에 쓰인다. 특히 최근 전기자동차가 부상하면서 앞으로 인조흑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음극재는 2차전지를 구성하는 4대 소재 중 하나이며, 4대 소재 중 유일하게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인조흑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피치’라는 원료가 필요한데 피치는 석유화학공정의 부산물, 찌꺼기로부터 제조가 가능한데, 이 기술은 지금까지 미국, 일본, 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만 있었다. 우리나라는 석유화학 분야에서 세계 3~5위 규모를 기록하고 있지만 공정 부산물 활용 기술이 없어 지금까지 이를 대부분 저급 연료로 사용해왔다.


국내에서 스마트폰 등 제조에 필요한 피치와 인조흑연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해고, 수입 단일품으로는 최대 규모다.

연구팀은 피치를 만들 수 있는 국내 기업 맞춤형 공정 기술을 개발했고, ㈜동양환경에서 이를 이용해 피치 상용화에 착수한다. ㈜동양환경에서 생산될 예정인 피치는 수율이 높고 가격이 저렴해 수입산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화학연구원이 개발한 피치는 중국과 인도에서 생산되는 저가 피치보다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 피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400~600도의 열과 전기가 필요한데, 기업이 이미 다른 원료 공정으로 생산·보유하고 있는 열과 전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팀이 맞춤 공정을 개발해 공정 단가가 낮다.

또 기업이 서산의 석유화학 공단 부지에 있기 때문에 공단에서 발생하는 석유화학공정 찌꺼기를 바로 가져올 수 있어 운송비도 절감할 수 있고, 찌꺼기 원료로부터 최종 피치가 생산되는 비율 즉 수율이 높으며, 피치의 물성을 조절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제조되는 피치는 향후 인조흑연 제조 원료로 국내에서 활용되거나 수출될 계획이다.

연구팀은 현재 피치로부터 인조흑연을 제조하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2차전지의 음극재, TV·핸드폰 등에 쓰이는 방열부품, 공기청정기 속 활성탄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학연구원 김성수 원장은 “이 기술은 석유 정제 공정에서 발생되는 저가의 잔사유를 고부가가치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 "2차전지 및 방열부품 등으로 인해 수요량이 급증하고 있는 인조흑연의 무역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 기초 원천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연구책임자인 화학(연) 임지선 단장은 “이번에 개발한 피치 제조기술과,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인 인조흑연 제조기술을 통해 인조흑연 국내 생산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를 통해 자원 확보와 수입 대체로 인한 사회·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사업으로 수행됐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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