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중대형급 발사체 엔진 독자개발…'우주시대 꿈' 우리 손으로 그린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6 17:16

수정 2018.09.06 20:59

누리호 시험발사체 공개 1.5t급 저궤도 실용위성
2021년 발사… 중간점검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75t급 액체엔진을 장착한 시험발사체 비행모델을 공개했다. 이날 현장에서 개발자들이 누워 있는 시험발사체 비행모델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75t급 액체엔진을 장착한 시험발사체 비행모델을 공개했다. 이날 현장에서 개발자들이 누워 있는 시험발사체 비행모델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 고흥(전남)=서영준 기자】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 10월 말로 예정된 발사를 앞두고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들은 막바지 작업에 여념이 없다. 시험발사체 연소기 부분 단열재 추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연구원의 얼굴에는 비장함마저 감돈다. 현재 시험발사체는 질량 시뮬레이터와 분리돼 점검이 진행되고 있지만, 완전히 조립을 마치면 무게 52.1t, 총길이 25.8m, 최대지름 2.6m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시험발사체를 공개했다.

시험발사체는 1단형 발사체로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 2단부에 해당한다. 시험발사체는 본발사체인 누리호에 사용되는 엔진과 동일한 75t 액체엔진의 비행시험을 통해 비행성능과 구조, 전자, 제어 등 서브시스템을 점검하게 된다.

시험발사체가 발사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2013년 나로호 이후 두번째로 쏘아지는 발사체가 된다. 나로우주센터를 떠난 시험발사체는 63초 후 음속을 돌파하고 143.5초경 1단 연소를 종료해 탄도비행을 이어갈 예정이다. 발사 164초 후에는 고도 100㎞를 넘어 313초경 최대 고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시험발사체의 최종 낙하 시간은 발사 643초 후로 동해상으로 떨어질 계획이다.

시험발사체는 한국형발사체인 누리호 개발의 중간 점검 의미를 갖는다. 시험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발사된다면 75t 액체엔진 4개를 묶음(클러스터링)을 통해 본발사체인 누리호의 제작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아울러 한국은 75t 이상의 중대형 엔진을 독자개발한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옥호남 항우연 발사체기술개발단장은 "중대형 엔진을 독자개발한 국가는 세계적으로도 10여개 국가밖에 없다"며 "한국의 기술력을 과시함과 동시에 연구진들의 자신감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험발사체 개발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무엇보다 한국은 시험발사체를 개발할 기술이 없었다. 우주 선진국의 국가적 자산인 발사체 기술은 유출이 금지돼 있어 결국 한국 스스로 힘으로 기술을 개발해야 했다.

따라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 2015년 8월 시험발사체 1단 추진제 탱크 제작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해 약 1년 정도 일정이 지연됐다. 2015년 7월에는 75t 액체엔진의 구성품인 연소기 연소불안정이 발생해 초도 연소시험 일정이 약 9개월간 지연됐다.

각종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약 90회 이상 지상시험을 거친 시험발사체는 이제야 성능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 발사를 남겨두고 있다.


시험발사체의 성공적 발사 이후에는 누리호 단계별 개발 계획에 따른 3단계 사업이 수행될 예정이다.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3단형 우주발사체인 누리호의 발사 예정 시기는 2021년이다.


과기정통부 정병선 연구개발정책실장은 "발사체 개발은 실패를 딛고 완성해 가는 기술이라는 말이 있는데, 2013년 나로호 발사 이후 우리만의 기술로 발사체를 만들기로 했는데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서 많은 실패를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우주 발사체가 국가 우주 주권을 형성하고, 이전되는 기술들은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