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특별단속 비웃는 ‘해외 서버’ 음란사이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0 17:04

수정 2018.09.10 20:17

경찰청 특별단속 기간에도 주소 바꾸며 불법영상 유포
警, 해외 당국과 공조 요청 일각선 "업로더도 처벌해야"
시민단체 DSO(디지털성폭력범죄아웃)가 최근 불법촬영물의 온상지로 지목한 A사이트에는 경찰의 집중단속 기간임에도 새로운 불법촬영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시민단체 DSO(디지털성폭력범죄아웃)가 최근 불법촬영물의 온상지로 지목한 A사이트에는 경찰의 집중단속 기간임에도 새로운 불법촬영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경찰청은 최근 '사이버 성폭력 특별수사단'을 본청 사이버안전국에 설치하고 오는 11월 20일까지 '사이버 성폭력 사범 100일 특별단속'을 벌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면서 현재까지 35개 음란사이트를 폐쇄 조치한 상태다. 그러나 이 같은 경찰의 수사를 비웃듯 수많은 음란사이트에서 여전히 새로운 불법촬영물이 유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집중단속에도 새로 유포되는 불법촬영물

10일 시민단체 DSO 등에 따르면 최근 불법촬영물의 온상지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A사이트다. 이 곳은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다수의 게시판에서 각종 불법촬영물과 음란물을 별다른 제한없이 접할 수 있다.

초기 화면부터 'OOO걸', 'OO양', 'OOOO 유출' 같은 제목의 불법촬영물과 음란사진이 눈에 띈다.

사이트 운영진은 리벤지 포르노, 아동청소년 자료, 몰래카메라 자료 등은 통보 없이 삭제할 수 있다고 공지했으나 몰래카메라, 그것도 신작이라고 홍보하는 영상들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한 달간 가장 있는 게시물은 조회수가 15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영상 보기를 클릭하면 특정 웹하드로 연결되거나 불법도박 사이트와 제휴를 맺는 등 불법 카르텔의 흔적도 확인된다.

또 A사이트는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소라넷처럼 트위터를 통해 수시로 바뀌는 접속 주소를 배포한다. 해외법을 준수한다고 언급한 것을 보면 서버가 해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B사이트는 사이트 소개부터 '국내 미공개 신작 전문' 사이트임을 내세운다. 일부 영상에는 이 사이트의 로고가 박혀있어 자체적으로 생산한 불법촬영물일 가능성도 있다.

이 밖에도 본지가 입수한 140여개 음란사이트 목록 가운데 'OO넷' 'OO닷컴' 등 60여개 사이트는 최근에도 각종 음란물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조 수사 노력 중"… "불법촬영 업로더도 처벌해야"

경찰은 특별단속 기간인 만큼 음란사이트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해외 당국과의 공조에도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 사이트를 포함해 발견되는 음란사이트가 있으면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며 "경찰은 음란사이트 서버에 있는 자료들을 압수해 삭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음란사이트들이 주로 미국 웹호스팅 업체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해당 업체에 공조를 더 요청해 관련 자료를 받으려고 노력 중"이라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용하는 사이트다 보니 배너 광고나 자금 흐름 등을 추적해 범인을 잡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음란사이트는 보안 프로토콜을 사용하기에 차단에도 제약이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여전히 기술적 한계로 차단이 어려워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 중"이라며 "디지털성범죄 관련해서는 주 3회 회의를 갖고 3~4일 내로 삭제 또는 차단조치를 하는 등 예전보다 강화된 형태로 단속 중"이라고 전했다.

소라넷 퇴출에 앞장선 DSO 하예나 대표는 불법촬영물이 유포되는 형태는 과거와 달라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음란사이트는 보통 해외에 서버를 둬 운영자를 잡기 쉽지 않은 데다 운영자도 여러 명인 경우가 많아 운영자를 1명 잡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닌 구조"라며 "음란사이트 운영자들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인 만큼 그 곳에 영상을 올리는 이른바 업로더들도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