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아마존에 안방 내어주지 않으려면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3 17:02

수정 2018.09.13 21:42

[특별기고]아마존에 안방 내어주지 않으려면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다양한 대응전략을 내놓고 있다. 변화의 시작은 온라인 유통 강자인 아마존의 공격적인 영역확장이다. 책과 가전제품 등으로 온라인 유통시장을 장악한 아마존은 디지털 콘텐츠와 오프라인 유통으로 전방위 확장을 도모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디지털 광고시장에도 광폭 진입을 하고 있다. 'Amazoned'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유통시장에서의 파급력은 가공할 만했다. 또 다른 온라인 강자인 구글 역시 쇼핑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아마존을 견제하고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한 AI 커머스를 실험하고 있다. 온라인 기업들의 대대적인 공습을 받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유통과 기술 스타트업들을 인수하면서 반격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 역시 데이터를 활용한 '신유통'이라는 개념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유통모델을 만들고 있다. 알리바바, 징둥 같은 온라인 유통 강자뿐만 아니라 신선식품 매장 허마셴셩의 당일배송 시스템을 보면 새로운 유통혁명은 미래가 아닌 현재라는 확신이 든다. 알리바바 역시 허마센셩 같은 오프라인 유통을 인수하며 온·오프 경계가 없는 신천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와 같이 이커머스 시장을 놓고 영역과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유통시장을 보면 세계적 유통혁명에서 한참 소외되고 있는 느낌이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와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해 조직을 통합하고 공격적인 매출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대형유통 규제라는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기업들이 모바일 커머스라는 새 바람을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수년째 적자가 쌓이면서 업계의 어두운 전망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머뭇거리는 사이 전 세계 온라인 커머스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온라인 강자들이 점령해 나가고 있고, 이제는 한국시장을 놓고 호시탐탐 진입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글로벌 유통 거인들이 더 강성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유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업이 유통시장에 진출하고 활발하게 경쟁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과거 월마트, 까르푸 등 해외 업체로부터 오프라인 유통시장을 지켜낸 우리가 온·오프 통합 시대를 맞아 다시 유통시장을 내어줄 수는 없다. 아마존의 시장진입으로 순식간에 온라인 유통시장을 빼앗긴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경쟁 자체는 보호하고 소비자 후생을 보다 높이기 위한 정부 당국의 전향적인 정책적 판단과 지원을 기대한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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