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신속 진단 키트로 조기 발견 가능해진다

조석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8 11:35

수정 2018.09.18 11:35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티 키트 개발
내성 바이러스의 현장진단 의료 기기로 활용 기대 -
국내연구진이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표면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유기 분자를 발굴하고, 이를 간단한 종이기반 바이오 검출장치인 측방 유동 면역 크로마토그래피에 적용해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진단 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다고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18일 밝혔다.

해당 키트는 10분이내 신속하고 간단하게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를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향후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현장에서 진단할 수 있는 의료기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위해요소감지BNT연구단 정주연, 임은경 박사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바이오나노헬스가드연구, 신진연구자 지원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8월 2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세계보건기구 (WHO) 보고에 의하면 최근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의 광범위한 사용으로 인해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는 바이러스의 출현이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는 대부분 ‘H275Y’형의 돌연변이체로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단백질(뉴라미니데이즈; Neuraminidase)의 아미노산 하나가 변이된 돌연변이다.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세포에 감염되면 세포내에서 증식과 조립과정을 거쳐, 성숙한 바이러스가 주변의 다른 세포에게 감염되는 과정을 가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뉴라미니데이즈는 세포에서 가위역할을 하여, 바이러스가 외부로 확산되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의 타미플루는 뉴라미니디아제 효소의 기능을 차단, 증식된 바이러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과정을 방해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이다.

그러나 뉴라미니데이즈에 변이가 발생하면, 기존의 타미플루가 뉴라미니데이즈를 억제하는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타미플루의 수요가 급증하는 대유행 시기에는, 타미플루의 내성 보균자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분류하는 기술개발이 요구되었다.

타미플루 감수성 바이러스와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의 뉴라미니데이즈 표면구조는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표적 단백질의 특정 구조를 인식하는 검출용 항체 개발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기존 진단법은 돌연변이된 하나의 아미노산의 유전자를 검출하는 기술에 집중되어 있으나, 이는 검체 확보에서 진단까지 오랜 시간이 요구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표면의 변형된 뉴라미니데이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유기분자를 발굴했고, 실제로 뉴라미니데이즈 효소활성 반응과 모델링 분석을 통해 이 분자가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에 매우 높은 결합력을 가짐을 확인했다.

특히, 이 유기분자가 표면에 개질된 금 나노 입자와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표면의 뉴라미니데이즈 단백질과 결합으로 인한 응집 현상이 발생하여, 금 나노 입자의 색 변화를 통한 육안 검출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신규 개발한 유기분자를 종이기반 바이오 검출장치에 적용,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신속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 소량의 체액 (콧물)을 이용하여 10분 이내에 별도의 분석 장비 없이 신속하고 간편하게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이 키트는 일반적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진단키트, 임신테스트기처럼 편리하게 사용 가능하다. 특히, 타미플루 감수성,내성 바이러스 혼합된 조건에서도 내성 바이러스의 농도에 따라 검출선 (Test line)의 진하기의 차이를 보여, 이 키트를 활용한 내성 바이러스의 정량 분석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연구책임자인 임은경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기존 유전자 검사에 의존한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진단법과 비교해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신속하고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로 다양한 현장에 활용 가능하다”며 “개발된 타미플루 유사체는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의 치료제 개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용어설명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 ‘A/H1N1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신종 인플루엔자)’ 중 항바이러스제인 오셀타미비르(상품명: 타미플루)에 치료 효과가 없는 내성 바이러스

*측방 유동 면역 크로마토그래피(Lateral flow immunochromatography): 전문적이고 값비싼 장비 필요없이 액체 시료에서 표적물의 존재여부를 검출하는 간단한 종이 기반 장치

*H275Y형의 돌연변이체: 타미플루 표적 단백질인 뉴라미니데이즈의 275번째 아미노산이 히스티딘(Hystidine; H)에서 티로신(Tyrosine;Y)으로 변이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뉴라미니데이즈(Neuraminidase)단백질: 증식된 바이러스가 밖으로 배출되는 것 을 돕는 ‘가위’ 역할을 하는 단백질

*타미플루 감수성 바이러스: 항바이러스제인 오셀타미비르(상품명: 타미플루)에 치료 효과가 있는 A/H1N1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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