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말에도 일리가 없지 않다. 아르바이트생이 최저임금을 제대로 받는지 따질 땐 주휴수당을 빼고 계산한다. 하지만 일반 회사원이 월급을 받을 땐 주휴수당을 넣고 계산한다. 어느 쪽이든 기준을 통일하는 게 맞다. 고용부는 절충안을 냈다. 지금처럼 회사원 월급에 주휴수당을 넣되 주휴수당을 주는 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시키자는 것이다. 이렇게 근로시간이 늘면 자연 시급이 준다. 월급을 총 근로시간으로 나눈 게 시급, 곧 최저임금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까딱하면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걸릴 수도 있다. 지금은 월급이 150만원이라도 평균 174시간 일한 걸로 계산하면 시급이 8620원으로 위반이 아니다. 하지만 같은 월급을 주휴수당 받은 시간까지 합쳐서 평균 209시간 근무한 걸로 계산하면 시급이 7177원으로 줄어든다. 올해 최저임금 7530원을 밑돈다.
고용부의 뜻은 이해하지만 타이밍은 더 이상 나쁠 수가 없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때문에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고용 관련 수치는 외환위기 또는 금융위기 시절로 돌아갔다. 정치권도 소란스럽다. 보수 정당들은 최저임금법 자체를 손보겠다고 벼른다. 여론이 들끓자 문재인 대통령도 결국 고용부 장관 교체 카드를 꺼냈다.
이런 마당에 고용부가 꼭 불요불급한 시행령 개정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고용을 책임진 고용부가 고용현실에 너무 무관심한 것은 아닐까. 시행령 개정은 국회에서 최저임금법 논의가 마무리될 때까지 보류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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