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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의 '50년 과자인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9 18:07

수정 2018.09.19 18:07

과자는 마음이다 윤영달 / 지에이북스
[책을 읽읍시다]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의 '50년 과자인생'


광화문광장에서 눈뭉치를 조각하고, 버려진 과자 박스로 예술 작품을 만들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판소리와 가곡, 종묘제례악을 공연하며, 모임이 있으면 자작시를 낭송한다. 조각가나 국악인, 시인과 같은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제과 회사인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들의 이야기다.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과자인 '죠리퐁'과 '버터와플'의 발명자인 저자는 그렇게 크라운해태제과를 예술지능(AQ)으로 무장한 '창조자 집단'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 책은 50년간 과자에 빠져 산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이 회사의 경영 위기를 경험한 뒤 북한산에 올랐다가 대금 소리를 듣고 음악의 치유 기능에 눈뜨면서 시작된 예술경영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自傳)이자 경영 에세이다.



'직원이 아티스트가 되면 그들이 만드는 제품이 바로 예술이 된다'는 판단 아래 저자가 10년 넘게 추구해온 예술지능 경영의 길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럼에도 그가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예술은 수많은 훈련과 연습을 통해서만 이해되고 익숙하게 삶에 녹아든다'는 철학 때문이었다.

'줄탁동시' '선택 후 집중' '몰입' '목계' '심부재언 시이불견' '몸과 마음에 배어들게 하라' '등고산해야 망사해할 수 있다' '동락'의 8개 키워드는 윤 회장이 50년 가까이 기업 경영자로 활동하면서 인생과 경영에 있어서 중요한 덕목으로 추출한 것들이다. 또 크라운해태제과의 대표적인 과자인 '크라운산도' '죠리퐁' '버터와플' '허니버터칩' 등의 개발 비화를 담은 '과자이야기'와 저자가 경영 일선에서 체득한 인재론인 '구궁인재론'도 수록했다.

저자가 크라운제과의 부도 위기를 크로스마케팅이라는 창조적 경영 기법으로 이겨내고 해태제과를 인수하기까지의 시간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런 고통 속에서 저자는 과자를 '꿈의 매개체'로 새롭게 정의하고 자신을 포함해 이를 생산하는 크라운해태 직원들이 '창조자'로 변모할 수 있는 길을 찾아냈다.
그리고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자신의 이런 꿈을 위해 끊임없이 전진해왔다. 그는 대한민국이 21세기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예술을 삶에서 자연스럽게 향유하고 이를 통해 창조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교육과 사회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 이윤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문화 행사 후원과 주최, 직원들의 AQ 향상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 저자의 제언은 우리 시대에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