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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톡]하계 다보스포럼 통해 반전 노린 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0 18:06

수정 2018.09.20 18:37

리커창 중국 총리 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총리 연합뉴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하계 다보스포럼이 열렸다. 하계 다보스포럼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하반기 행사다. 매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과 구별하기 위해 하계 다포스포럼이라고 부른다.

중국에서 하계 다보스포럼이 열린 것은 2007년부터이며, 해마다 다롄과 톈진에서 번갈아 열린다. 올해 톈진에서 열린 제12회 하계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속 새로운 사회 창조'다.

중국의 세계시장 내 위치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세계 각국 주요 관계자들이 하계 다보스포럼을 찾고 있다. 다보스포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중국을 겨냥, 보호무역주의 행보를 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개막연설을 통해 보호주의에 반대하면서 자유무역을 옹호했다.
당시 시 주석은 중국을 세계화로 이끄는 대표적 국가이며 자신 역시 자유주의 수호자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장으로 다보스포럼을 활용한 바 있다.

이번 하계 다보스포럼 역시 중국이 세계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하고 자유무역을 확대하는 공론의 장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부과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추가로 2670억달러 규모의 고관세 부과를 압박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잇단 대규모 관세폭탄 압박에 맞서 중국이 내세울 만한 맞대응 카드는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자유무역주의 정신을 앞세워 전 세계의 지지와 연대를 모색하기 위해 하계 다보스포럼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 따라 리커창 중국 총리는 행사 첫날 기조연설을 통해 협상을 통한 미·중 무역전쟁 해소를 제안하며 유화적인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리 총리는 "분쟁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야 하며 어떤 일방주의도 가시적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면서 양국 간 무역전쟁 와중에 중국 최고지도자 가운데 첫 공식 메시지를 발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적해온 위안화 환율에 대한 중국 당국의 조작 개입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방어논리를 폈다. 그는 "최근 위안화 환율에 일정한 폭의 파동이 일었다"며 "어떤 이는 이것이 의도적인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근거도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피해를 모면하기 위해 환율에 개입한다는 의혹을 일소하며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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