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한국타이어, F1 독점 공급 1조원 베팅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품개발로 한차례 미뤘던 F1 공식 공급 입찰서 제출
4년간 총 1조원 투자 계획 伊 피렐리와 ‘2파전’ 구도

조현범 대표이사
조현범 대표이사

한국타이어가 포뮬러1(F1)타이어 공급권을 두고 1조원 수준의 '통큰 베팅'에 나선다. 지난 2014년 제품 개발 시간 등을 이유로 한차례 포기했던 F1 타이어 공식 공급에 4년 만에 공식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최근 국제자동차연맹(FIA)에 2020년부터 2023년까지 F1 대회 타이어 공급을 위한 입찰서를 제출했다.

F1은 월드컵(축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와 함께 단일 종목으로는 '5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자동차 경주 대회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차체에 FIA가 규정한 동일한 타이어를 장착하고 달려야하기 때문에, 공식 타이어 업체로 선정된 기업의 경우 기술력을 검증받는 동시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한국타이어 역시 이 같은 이유로 입찰에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제출한 제안서에는 F1 타이어 공급을 위한 전용 제품 개발 및 시설 비용 등을 포함해 4년간 총 1조원 가량의 투자 계획 내용이 담겼다. 공급 첫 해 생산 라인 설치 등을 위해 3000억원 가량을 투입하고, 이후 매년 2000억원 대의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F1 참가는 타이어 업체의 기술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며 "전 세계적으로 누릴 수 있는 마케팅 효과를 고려한 결정이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가 2020~2023년 F1 타이어 공급업체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된 상대는 이탈리아의 피렐리다. 당초 참가가 예상됐던 미쉐린이 자사 개발 방침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2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피렐리는 글로벌 타이어시장 5위 기업이란 위치와 함께 현재 F1 공급사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7위 기업인 한국타이어는 그동안 고성능 모터스포츠에 타이어를 공급하며 쌓아온 노하우와 대규모 투자 전략을 앞세우며 경쟁에 돌입했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DTM)'와 FIA '포뮬러3 유러피안 챔피언십', '레디컬 SR1 컵' 등에서 타이어 독점 공급사로 활약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도 '2018 레디컬 아시아 컵'과 '2018 레디컬 코리아 컵'에 타이어를 독점 공급했다.

이번 F1 공급사 입찰과 관련, 국내 업계에선 올해 3세 경영을 본격화한 한국타이어가 마케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올해 초 승진한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총괄부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가 이번 F1 입찰 참여도 직접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식 부회장은 한국타이어마케팅 본부장 재직 시절 모터스포츠 관련 마케팅을 직접 이끈 바 있으며, 동생인 조현범 대표이사는 지난해 수도권에서 열린 모든 자동차 경주대회를 직접 관람하며 모터스포츠에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극한 상황에서 타이어 품질과 기술력을 증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터스포츠 전용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FIA는 업체의 제품 개발 기술력과 후원 금액, 생산 능력 등을 세밀히 검토한 후 올해 말 최종 업체를 선정해 발표한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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