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톡스는 ‘독성’을 뜻하는 영어 ‘톡신(toxin)’이 어원이다. ‘해독하다’는 뜻의 영단어 ‘디톡시파이(detoxify)’를 줄여 쓴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디지털 디톡스는 ‘디지털 기술을 일상적으로 접하며 쌓인 체내 독성을 빼내는 일’로 해석할 수 있다.
20일 삼성 뉴스룸의 스페셜리포트에 따르면 디지털 디톡스가 부각돈 배경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SNS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논란이 숨어있다.
2008년 도나스는 뇌과학 실험을 통해 SNS에서 종종 쓰이는 알림음이 도파민 분비를 자극한단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도파민이 이처럼 자주 분비되면 뇌는 “뭔가 이상하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도파민 수용체 개수를 줄여 도파민이 분비되더라도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게 만든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인간 뇌는 '웬만한 성취엔 보상기제를 발동하지 않는' 구조로 경색된다. 그렇게 바뀐 뇌 소유자는 좋은 사람을 만나거나 아름다운 경치를 접할 때 고마운 일을 겪었을 때에도 별 감흥이 없다는 것이다. “비(非)사회적”이란 평가를 받기 쉬울 뿐 아니라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의 가치도 이해하지 못한다.
이는 마약·알코올 등 중독성 물질에 자주 접하거나 도박 등 사행성 행동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현상과 유사하다.
‘디지털 프리’ 체험, 심신 회복 효과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과 밀접한 일상이 이어지며 ‘디지털 기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인간’이 문제로 떠오르자 그 해소법으로 제안된 게 디지털 디톡스다.
디지털 디톡스 실천 요령 중 가장 확실한 건 전자파와 디지털 기기 없는 공간에서 지내는 것이다. 단, 그 자릴 채우는 건 인간에게 ‘원초적이면서도 진정한 기쁨을 주는’ 환경적 자극이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가장 확실한 건 자연의 힘이다. 실제로, 미국 미네소타대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는 '디지털 기기를 내려놓고 자연 속에서 지냈던 체험을 통해 심신이 회복됐고 자신감도 되찾았다'고 답했다.
대표적 형태가 일명 ‘디지털 디톡스 캠프’다. 참가자는 휴가 도중 며칠간 일정 장소나 숲 속 캠핑장에 한데 모여 시간을 보낸다. 갖고 있던 디지털 기기 일체는 입소하자마자 주최 측에 맡긴다. 이런 행사는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심리 전문가들은 "가정에서 디지털 디톡스는 가능한 플러그를 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뭐든 되도록 직접 접촉하고 체험하고, 자연적 요소를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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