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하남역사박물관 ‘고구려 벽화 속 악기’ 특별전 진행

강근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4 00:04

수정 2018.10.24 00:04

하남역사박물관 요고(腰鼓) 특별전시장. 사진제공=하남문화재단
하남역사박물관 요고(腰鼓) 특별전시장. 사진제공=하남문화재단


[하남=강근주 기자] ‘훈지상화(壎篪相和)’라는 말이 있다. 형이 ‘훈(壎)’이라고 하는 질나발을 불면 아우가 ‘지(篪)’라 부르는 피리를 연주해 서로 화답하며 화음을 이룬다는 뜻으로, 형제 간 우애를 말하는 사자성어다.

훈(壎)과 지(篪)는 기원과 연주법이 매우 유사한 악기로 이를 부모에게서 난 형제들의 우애에 비유했으니 천륜이 흔들리고 있는 요즘 세상에서 새겨봐야 할 단어가 분명하다.

하남시에는 지금 훈과 지와 같이 하나로 이어진 남과 북의 전통음악을 통해 우리 악기의 계통과 역사를 알 수 있는 특별전시가 열리고 있다. 하남문화재단 하남역사박물관은 9월20일부터 하남 이성산성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타악기인 요고(腰鼓)를 주제로 그 옛날 태평을 꿈꾸던 고구려-백제-신라 음악과 예술의 뿌리를 찾아 과거 문화여행을 떠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북한 최고급 미술가 단체인 ‘만수대창작사’ 소속 인민예술가들과 평양미술대학 및 건재대학 학생 등 2000여명이 직접 제작에 참여해 고구려 고분벽화를 옮겨 그린 모사도를 대여·출품했다.


고분벽화 모사도는 1990년대와 2002년경 원형을 그대로 복원 제작한 것으로, 작품 자체만으로도 뛰어난 예술성과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고 나아가 북한 미술사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북에서 온 고분벽화 중에는 중국 집안지역의 오회분 벽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하남 이성산성에서 출토된 요고(腰鼓)는 고구려 오회분 벽화 속 그림으로만 전해오던 환상의 타악기다.


오회분 4호묘 요고 연주 모습. 사진제공=하남문화재단
오회분 4호묘 요고 연주 모습. 사진제공=하남문화재단

특별전시에선 오회분 4호묘 벽화 중 요고를 연주하는 비천(飛天, 하늘을 나는 선인)의 모사도와 함께 하남에서 출토된 요고와 악기 복원 모습 등을 통해 요고의 기원과 변화를 엿볼 수 있다.

특병전시는 이외에도 광주광역시 신창동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현악기 모습과 이를 원래 형태로 복원한 모습 그리고 충남 부여에서 출토된 백제금동대향로 속의 5대 악사와 악기 복원품 등을 전시해 남과 북의 삼국시대 독창적인 예술문화를 교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요고(腰鼓)’ 특별전은 하남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11월25일까지 진행하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월요일 휴관), 관람료는 무료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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