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매수는 기업이 다른 회사를 매입하면서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을 피매수업체의 자산을 담보로 조달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지금처럼 금리가 상승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과도한 부채는 기업의 이자 부담을 키워 시장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이뤄진 LBO의 거의 13%는 매수 대상 기업의 세전영업 현금흐름(Ebitda)보다 최소 7배 많은 자금을 차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Ebitda는 이자비용, 법인세, 감가상각, 할부 상환 이전의 수익을 가리킨다.
올해 첫 9개월간 수치(약 13%)는 지난해 전체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2014년의 13.5% 이후 최고다. 역대 최고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23%를 약간 넘었다. 규제당국은 2014년에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LBO의 거래가 치솟자 Ebitda의 6배를 초과하는 LBO에 대한 단속에 착수했다.
WSJ에 따르면 LBO 시장의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가리키는 또 다른 신호는 사모펀드들이 기업 인수를 위해 쏟아 붓는 현금 액수가 줄었다는 점이다. 2018년 1~9월 사모펀드들의 평균 자본 기여분은 39.6%로 2014년 이후 최저로 집계됐다.
전형적인 LBO의 경우 기업들은 미래에 이익을 남기고 되팔기 위한 목적으로 자금을 빌려 다른 회사를 매입한다. 지난 몇 년간 높은 부채비율을 떠안고 다른 기업들을 인수한 거래가 급증한 것은 경제 호황과 전반적으로 강력한 금융시장 때문에 시장의 위험 추구 성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월가에 덜 공격적 접근 자세를 위한 것도 한 가지 요인으로 지적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현재 입장은 몇 년 전과 큰 차이를 보인다. 2014년 규제당국은 금융위기를 초래한 과도한 위험 추구를 억제하기 위해 연방 지침을 벗어나는 은행들의 차입대출 보증에 철퇴를 가했다. 한 예로 당국은 은행들이 Ebitda의 6배를 초과하는 기업 인수에 참여하지 않도록 유도했다. 크레디트스위스처럼 이를 어긴 은행들은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은행 대출을 감독하는 핵심 기구인 연방준비제도와 통화감독국의 입장은 누그러졌고 오바마행정부가 마련한 여러 규제들의 철폐에 착수했다. 규제 당국자들은 은행들의 개선된 위험 관리 프로그램, 더 많은 손실 흡수가 가능해진 자본금 확충, 그리고 은행들 스스로 위험도가 매우 높은 거래를 회피하는 추세를 규제 완화 이유로 제시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은행들의 위험 추구는 이전보다 훨씬 줄었다”면서 은행들의 대차대조표에서 대출 비중이 크게 축소됐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부채를 사용하는 LBO는 미래의 문제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들린다. 피치의 매니징 디렉터 메간 니난은 “은행들은 경쟁을 위해 공을 굴릴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이 우려되는 상황인가. 물론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 관계자들은 그들의 대출 보증 과정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히면서도 매우 높은 부채 비율의 거래를 보다 기꺼이 뒷받침하려는 경쟁업체들을 목격했다고 WSJ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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