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최혜진의 장타 비결
드라이버 비거리 평균 254.7야드.. 체중 발 앞꿈치에 실린 준비자세, 등·손목 각도, 볼 간격 등 이상적
슬라이스로 고민하는 주말 골퍼, 백스윙 가파르게 들었다가 내릴 땐 등 뒤로 클럽 처지게 최혜진 스윙이 좋은 교과서
드라이버 비거리 평균 254.7야드.. 체중 발 앞꿈치에 실린 준비자세, 등·손목 각도, 볼 간격 등 이상적
슬라이스로 고민하는 주말 골퍼, 백스윙 가파르게 들었다가 내릴 땐 등 뒤로 클럽 처지게 최혜진 스윙이 좋은 교과서
167㎝, 그리 크지 않은 신장이다. 하지만 드라이버 비거리는 평균 254.7353야드를 날린다. 전체 투어 선수 중에서 4위에 해당된다. 그는 이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워 두 차례 우승을 포함해 총 22개 대회에 출전, 15차례나 '톱10'에 입상했다. 이렇듯 기복이 없는 안정된 기량으로 대상 포인트 1위, 상금 순위는 3위, 평균타수는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최혜진은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활동할 당시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 넥스트 제너레이션 선두주자로 지목됐다. 왜냐하면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무대에서 2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최혜진의 경기력은 탄탄한 기본기에서 나온다. 이는 그가 골프를 배우는 방식과 무관치 않다. 최혜진은 절대 한 스승 밑에서 골프를 배우지 않는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분야에 조예가 깊은 스승을 찾아다니면서 배운다. 그것이 시간 대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립은 다소 짧게, 움직임은 공격적
그렇다면 최혜진의 장타 비결은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최혜진의 드라이버샷 특징은 그립을 짧게 잡고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스윙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동하다 지금은 은퇴한 재미동포 앤서니 김의 경우와 비슷하다. 그립을 짧게 잡으면 정확도 높은 샷을 구사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 이때 탄도는 좀 낮아지지만 그 대신 백스핀량이 줄어들어 런이 많이 발생한다.
JTBC골프채널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신 프로의 도움을 받아 최혜진의 드라이버샷을 분석해봤다. 먼저 어드레스 때 전체적인 체중이 발 앞꿈치 쪽에 있다. 등각도, 볼 간격, 손목의 각도가 아주 이상적이다. 한마디로 견고한 셋업이다. 사진상으로 보았을 때 최혜진의 파워 원천은 어드레스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다음은 테이크백이다. 이때 손목의 각도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몸통이 잘 돌아가고 있다. 그런 움직임은 일관된 방향성의 방증이기도 하다. 클럽 샤프트가 지면에서 수평일 때 헤드가 정확히 그립의 위치와 동일하다. 몸의 쓰임과 클럽의 조화가 좋다는 의미다. 그리고 톱 스윙 때 양쪽 겨드랑이가 붙어서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몸통 스윙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턱 밑까지 들어온 어깨는 충분한 회전을 만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왼손과 클럽의 일치된 각도가 아주 이상적이다.
다운스윙 때 힙턴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오른발 뒤꿈치가 떨어지는 것은 왼발로 체중이동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팩트 때 상체와 하체가 모두 타깃 방향으로 오픈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강한 임팩트를 구사하고 있다는 증거다. 임팩트 순간까지 오른 팔꿈치가 펴지지 않고 유지되는 모습 또한 매우 훌륭하다. 폴로스루 때 머리가 살짝 떨어지지만 시선은 공쪽에 가 있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때 양손의 높이가 이상적이다. 등각도는 계속 유지된 상태에서 양손의 높이를 봤을 때 충분한 탄도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피니시 때 등각도가 어드레스 때와 거의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피니시 때 회전량을 보면 굉장히 유연한 스윙을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오른발이 지면과 수직을 이루고 있는 것에서 아주 이상적인 피니시 자세라는 게 느껴진다.
■슬라이스로 고민하는 아마추어에게 주는 TIP
최혜진의 스윙은 슬라이스로 고민하는 주말 골퍼들에게 좋은 치료약이 될 수 있다. 다시말해 최혜진의 스윙 중 자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체크 포인트를 염두에 두었다가 따라해보도록 한다. 먼저 백스윙을 좀 더 가파르게 들었다가 다운스윙은 등 뒤로 클럽이 처져 내려올 수 있도록 이미지화한다. 엎어치는 동작을 교정하기 위해 백스윙을 더 안쪽으로 빼는 주말 골퍼들이 많은데 그렇게 되면 엎어치는 동작이 더 심해져 심한 슬라이스로 이어지게 된다.
그보다는 백스윙을 오히려 가파르게 들었다가 다운 스윙 때 등 뒤로 클럽이 처져 내려오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면 엎어치는 동작을 교정하기 더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이때 효과적인 연습방법은 드라이버 헤드커버를 씌운 상태에서 무게감을 느끼면서 클럽이 등 뒤로 처져 내려올 수 있도록 다운스윙 전환 연습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임팩트 순간까지 오른쪽 팔꿈치가 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슬라이스가 나는 골퍼들 대부분은 임팩트 순간에 오른 팔꿈치가 완전히 펴져서 오른쪽 어깨가 엎어 들어가는 움직임을 한다. 그만큼 오른팔에 힘을 줘서 스윙하고 있다는 얘기다. 임팩트 순간에는 오른쪽 팔꿈치가 굽혀 있는 상태가 돼야 올바른 스윙 궤도는 말할 것도 없고 방향성도 좋아진다.
오른손 그립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그리핑 때 엄지와 검지를 최대한 느슨하게 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아예 그립을 하지 않은 느낌으로 잡으면 된다. 그런 방식으로 스윙 연습을 하면 오른팔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올바른 동작을 만들기 쉬워진다. 두 가지 동작을 기억해서 연습하면 엎어쳐서 슬라이스가 나는 것을 고칠 수 있게 될 것이다.
스윙분석: 이신프로(JTBC골프 해설위원)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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