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반구대암각화 쌍둥이? 러시아 고래 암각화 특별전 눈길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7 09:01

수정 2018.10.27 09:01

울산암각화박물관의 2018년 특별기획전 
‘해가 지지 않는 땅, 백해의 암각화' 개막
내년 2월까지 전시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암각화박물관의 2018년 특별기획전 ‘해가 지지 않는 땅, 백해의 암각화'가 개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와 비슷한 표현기법 등이 흥미롭다.

내년 2월 10일까지 이어지는 기획전 ‘백해의 암각화’는 역사 문화적 성격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인간의 생각, 환상 그리고 그들의 삶까지 ‘암각화를 통해서 들어다 본 선사인(先史人)들의 삶’을 주제로 삼고 있다.

백해(Beloye more, 白海)는 러시아에서 북해 쪽에 위치해 있다. 백해-발트 해 운하로 발트 해와 연결되며, 레닌 볼가 강-발트 해 운하에 의해 흑해, 카스피 해, 아조프 해와 연결된다.

울산암각화박물관은 시민들이 다소 생소한 러시아 백해지역의 암각화를 통해 암각화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세계각지의 다양한 암각화를 소개하고자 4부로 나눠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


전시회 3부에서 소개되고 있는 암각화. 학자들에 따르면 이 암각화에는 겨울 배경으로 묘사된 세 명의 사냥꾼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은 순록의 발자국을 따라 썰매를 타고 이동 중이다. 울산암각화박물관 박준철 학예연구사는 "순록들의 발자국을 보면 눈을 밟으며 줄을 지어 이동 중이었는데 사냥꾼들이 등장하자 순열이 흐트러진다. 발자국은 꽤 사실적으로 묘사된다"며 "머리에 깃털이 달린 사람이 누군가를 향해 쏜 화살로 인해 순록은 머리와 등을 부상당했다. 아마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사진=울산암각화박물관
전시회 3부에서 소개되고 있는 암각화. 학자들에 따르면 이 암각화에는 겨울 배경으로 묘사된 세 명의 사냥꾼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은 순록의 발자국을 따라 썰매를 타고 이동 중이다. 울산암각화박물관 박준철 학예연구사는 "순록들의 발자국을 보면 눈을 밟으며 줄을 지어 이동 중이었는데 사냥꾼들이 등장하자 순열이 흐트러진다. 발자국은 꽤 사실적으로 묘사된다"며 "머리에 깃털이 달린 사람이 누군가를 향해 쏜 화살로 인해 순록은 머리와 등을 부상당했다. 아마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사진=울산암각화박물관


1부에서는 멀게만 느끼던 러시아 백해와 카렐리야 지역 소개와 함께, 8,000년 전에 만들어진 암각화를 어떻게 찾고 연구하는지를 설명한다. 백해지역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암각화는 약 1500여 개로 오네가 호수의 동쪽 연안과 비그 강 삼각주 사이에 주로 분포한다. 이 지역은 수많은 암각화가 발견돼 '북방의 갤러리'라고도 불린다.

2부에서는 사냥을 하는 암각화를 소개한다. 고래와 이어지는 선 끝부분에 날카로운 작살이 날아가는 장면이 보이는 암각화, 고래와 이어진 줄을 팽팽하지 않은 작살에 맞은 직후의 모습을 한 암각화 등 당시의 고래사냥 장면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다. 백해의 사냥을 소개하는 다양한 탁본자료와 함께 당시의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자 한다.

3부는 백해지역 암각화 중에서 현대의 크로스컨트리(cross-country)와 유사한 모습이 그려진 인류 최초의 스키암각화가 있다. 스키로 만든 눈 속의 트랙, 스키폴 구멍, 스키 타는 모습, 엘크와 엘크 발자국으로 구성된 스키 암각화를 탁본과 영상을 통해서 일제강점기에 처음 들어와 근대문물로 인식되는 스키를 현대적 관점에서 탈피해 선사인의 시각에서 살펴본다.

4부에서 소개되는 벨루가 고래 사냥 모습. 8개의 배가 커다란 고래(벨루가)를 사냥하기 위해 나왔고, 그 중 5개의 배는 고래와 작살로 연결이 되어있다. 중심이 되는 고래는 위에서 바라본 모습을 하고 있고 고래 주변의 배들은 옆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또 그 외의 다양한 동물들도 각자의 관점에서 그려져 있다. 벨루가는 백해의 여름에 많이 보이는 고래이다. /사진=울산암각화박물관
4부에서 소개되는 벨루가 고래 사냥 모습. 8개의 배가 커다란 고래(벨루가)를 사냥하기 위해 나왔고, 그 중 5개의 배는 고래와 작살로 연결이 되어있다. 중심이 되는 고래는 위에서 바라본 모습을 하고 있고 고래 주변의 배들은 옆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또 그 외의 다양한 동물들도 각자의 관점에서 그려져 있다. 벨루가는 백해의 여름에 많이 보이는 고래이다. /사진=울산암각화박물관

4부는 암각화의 다양한 관점을 소개한다. 신(新) 잘라부르가(Zalavurga)의 고래 사냥 장면을 보면, 입체주의와 유사한 다양성을 볼 수 있다. 8개의 배가 커다란 고래(벨루가)를 사냥하기 위해 나왔고, 그 중 5개의 배는 고래와 작살로 연결돼있다. 중심이 되는 고래는 위에서 바라본 모습이고 고래주변의 배들은 옆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이런 암각화에 표현된 다양한 시각들을 통해서 각각의 사람들이 고래 사냥을 중심으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공동체 안에 개인들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살펴본다.

울산암각화박물관 관계자는 “백해의 암각화에 새겨진 사슴과 고래 등이 반구대와 유사해 반구대암각화는 물론 한반도 선사인들의 삶을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이번 전시에 관람객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영국 케임브리지 거튼 칼리지(Girton college)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고고학과 맥도널드 고고학 연구소에서 후원한다.

반구대암각화 쌍둥이? 러시아 고래 암각화 특별전 눈길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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