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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에서 협력" 외친 아베-리커창...관계 개선 궤도 오르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6 15:58

수정 2018.10.26 15:58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FP연합.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FP연합.
【베이징 서울=조창원 특파원 서혜진 기자】 중국과 일본 총리가 30여조원 규모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등 양국간 경제 협력 및 관계 개선에 합의했다. 양국은 또한 북한의 비핵화 달성과 자유무역을 위한 중국과 일본간 협력에 공감대를 보이면서 얼어붙었던 양국관계 복원에 상당한 성과를 거둔 듯한 모습이다.

26일 리커창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공식 회담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전방위 통상압박 속에 중국과 일본이 소원했던 양국관계를 복원, 상호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양국간 뿌리깊은 역사와 외교안보 갈등이 공존하는 데다 미일간 굳건한 동맹관계 탓에 중일간 관계복원이 대전기를 맞기엔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쟁 접고 협조 관계"
이날 중국과 일본은 기존 경쟁구도에서 협조관계라는 새로운 단계로 양국 관계가 이동하게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두 총리는 북한 비핵화가 양국 공통의 목표라면서 이를 위한 책임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리커창 중국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일 관계는 경쟁에서 협조라는 새로운 단계로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우리는 이웃 국가다. 서로 협력파트너이며, 상호 위협이 되지 않는다. 이런 명확한 원칙을 정상회담에서 리 총리와 확인했다"며 "이런 원칙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일중은 지역안보 유지에 중요한 책임이 있고 북한 문제에 대해 함께할 것"이라면서 "일본은 북한과 외교관계 정상화에 노력하고 있으며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등 일부 문제는 관계정상화에 앞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도 "현재 양국 관계가 정상 궤도로 돌아왔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발전시켜 호혜 공영을 달성하고자 한다"면서 "특히 경제와 무역 협력에 대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북일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지지한다"면서 "양국은 자유무역을 보호해야 하며 위안화의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갈등 적은 경제 우선협력
양국간 협력은 역사와 외교 안보 등 갈등이 첨예한 분야보다 경제협력에 우선 초점을 맞췄다.

이날 양국 총리가 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은 금융, 무역 등의 경제분야다. 두 사람은 이날 회담에서 제3국 인프라개발 협력, 양국 중앙은행의 스와프 협정 재개, 첨단기술 협력 및 지식재산권 보호를 목적으로 한 '이노베이션 협력대화' 설치에 합의했다.

우선, 양국 중앙은행이 30여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국무원의 비준을 거쳐 이날 일본은행과 2000억 위안(한화 32조7720억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정에 서명했다. 엔화로는 3조엔(30조5520억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다. 이 스와프 협정은 기한은 3년이며 양측의 동의 아래 연장할 수 있다. 이번 협정은 금융위기 시 중앙은행 간 엔화와 위안화를 서로 융통하는 제도로 그동안 소원했던 중일간 금융 협력이 정상 궤도로 복귀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제3국 인프라개발 협력 관련, 아베 총리는 "제3국 시장에서 중일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틀이 탄생했다"며 "1000명이 넘는 양국 경제인이 모여 많은 협력문서에 합의한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이밖에 아베 총리는 이어 "동중국해에서 해난사고 발생 시 협력해 대처할 것"이라며 "리 총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합의한 '해공연락메커니즘'과 관련해 (양국 당국간) 핫라인을 조기에 개설하는 등 평화와 협력, 우호의 바다를 실현하기 위해 전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원전 폭발사고 이후 중단했던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를 과학적 평가를 토대로 완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고, 아베 총리는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신밀월관계에 접어드는 건 시기상조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일간 굳건한 동맹관계가 무역전쟁을 계기로 양극단으로 치닫는 미중관계와 동시에 유지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중국이 적극 추진중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사업에 일본이 적극 지지하는 식의 공개적인 합의가 빠진 점도 양국간 미묘한 관계를 반영한다. 다만 경제적 실리 차원에서 일대일로와 연관된 제3국 공동진출이라는 부분에서 협상의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내 역사갈등을 배경으로 한 반일 여론도 양국관계 개선에 앞서 풀어야 할 난제다. jjack3@fnnews.com